이 맘 때쯤이면 늘 고향집 울안에 수북히 쌓였던 그리운 감나무 잎... 아궁이의 불쏘시개가 되거나 두엄더미에서 썩어 가는 것이 못내 아쉬워 책갈피에 차곡차곡 끼웠던 날들이 문득 그립습니다. 지난밤엔 오랜 지기와 밤 여행을 했습니다. 불쑥 그네 집에 들려 차려주는 저녁밥 맛나게 먹고 주거니 받거니 변두리 공원길... 그렇게 가을밤을 걸었습니다. 수 백 미터 지하세계에서 방금 건져 올려 살아 퍼덕이는 약수 물... 손바닥 오무려 담아 알듯 말듯 한 생면부지 물맛도 즐겼습니다. 남편 임지 따라 곧 떠나가야 할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 돌아서는 발길이 못내 아쉬웠더이다. 우리 아이들 먹이라고 한아름 안겨주는 과자봉지를 끝내 마다하지 못하고... 따스한 그네 마음 품고 돌아서는 내 발걸음이 자꾸 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