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아래 내려서니 눈이 아퍼온다
심한 난시와 함께 요즈음은 노안까지 오고 .........
찡그린 얼굴로 마당을 돌며 자라 오른 잡풀을 뽑고
주목을 감고 오르는 호박의 덩쿨을 풀어 다른곳으로 자리를 잡아 주고.........
제 멋데로 뻗게 놓아두어야 열매도 실한데------
자연스러움을 꺽어 자리를 틀어 주는 나를 바라 보다
홀씨가 뿌리를 내려 피어난 한포기 채송화가 아침이면 피고
오후에는 입을 다물며 진홍색으로 살고 있다
모과나무를 감고 오르는 나팔꽃이 자주 빛을 터트리며 키를 늘리고 있다
정원에 드리운 가을의 기운은 잔디의 왕성한 번식력을 주춤하게
했다 덕분에 자주 손질를 하지 않아도 그런데로 볼만하다
주먹만한 석류가 붉은 색을 띠우고 주렁주렁 탐스럽다
마당 구석에 서서 핑크빛 꽃을 계속 피워내는 무궁화나무.
손질이 없이도 묵묵하다
마당가에 자라 오른 잡풀은 일부러 그냥 두고 있다
그들도 살수 있는 영역을 주고 싶어서----------
강아지풀-달맞이풀-달개비꽃-쑥대-까마중-쇠뜨기-벌금자리-삘기
사람은 이름 붙이기를 좋아 해서 모든것에는 명칭이 있다
그래서 진작 보아야 할것을 보지 못하고
이름 밖에서 진실을 흘리고 만다
존재의 의미를 탐구할 기회를 잃고 만다
그리고 무엇을 상실 했나 조차도 모르고 살아간다
오늘은 내가 잃고도 모르고 지나간 것들을
기억하는 하루가 될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