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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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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선배님께


BY 두찬 2002-09-26

안녕하세요?
전 교육경력 15년이 된 초등학교교사입니다.

여름방학전에 선배님의 교단일기를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한 적이 좀 있습니다.
젊은 선생님들에 대한 편견때문이였지요.
제가 함께 근무한 젊은 새내기 선생님들은 대부분 정말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였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면 아이들 입장에서 아이들과 한 편이 되어
생활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많이 반성하고 그것이 채찍이 되어
제 자신도 열심히 하게 되더군요.

물론 선배님의 눈에 비친 젊은 교사들이 맘에 들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선배님의 젊은 시절엔 정말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다 하셨을테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새내기 선생님들은 참 당당하게 옳지 않은 것에 대해선 옳지 않다고 말 할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있습니다.
그 용기가 건방진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또하나 이혼가정의 아이들에 관한 글을 보며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요즘은 [한부모 가정]이란 말을 사용하고 있지요.

우리 반에도 있습니다.
한 아이는 5년 전 이혼하고 아빠랑 둘이서 지냅니다.
가정환경 조사서에서도 쓰셔서 알고 있었지만 아이를 통해서도 알았습니다.

어느 날 하교길에 일부러 제게 와서 이야기하더군요.
"선생님, 저 내일 누구 만나러 가는지 알아요?"
"잘 모르겠는데... 누구 만나니?"
"엄마 만나러 가요."
"그래서 그렇게 오늘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구나? 좋겠다, 정말."

그 아인 친구들 앞에서 가족소개를 할 때 당당하게 말 합니다.
난 아빠랑 둘이 산다고.
그러면 아이들은 묻지요. 엄마는?
우리 아빠랑 엄마는 이혼했어.

이런 당당한 말에 편견을 갖고 있다면 '그것도 자랑이니?'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또 한 아이는 엄마만 빠진 집에 아빠, 할머니, 형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엄마는 2년 전부터 따로 살고 있답니다.
가정사는 잘 모르지만 따로 사시던 할머니가 함께 살면서 엄마가
나가셨다고 합니다.

그 아인 좀 거칩니다.
주먹도 잘 휘두르고 맞으면 아프지요.
그래도 웃는 모습은 얼마나 맑고 이쁜지 모릅니다.

그 아이처럼 거친 아이는 [양부모 가정]에도 많이 있습니다.
아니 과잉보호로 오히려 더 자기 밖에 모르는 아이도 많습니다.

우리가 어떤 눈으로 바라보느냐가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부모 가정의 아이일수록 부족한 사랑을 저희가 채워가야 되지 않을까요?
자꾸만 문제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더 문제점만 보이지 않을까요?

죄송합니다.
까마득한 후배가 감히 선배님께 이런 글을 올려서......
하지만 오늘은 달린 답글을 보면서 한 번은 말씀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