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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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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다시 성당에 가련다


BY 몽마르뜨 2001-06-10

베로니카....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세례명이다.
얼마전까지 수녀님이셨던 아랫층 아줌마의
호칭에 갑자기 당황스러웠다.

고등학교 1학년때 친구의 권유로 성당을 다니면서
난생처음 종교를 갖게되었다.
일년쯤 뒤에 영세를 받았고,
그 뒤에도 참으로 열심히 다녔고 믿었다.
9년전부터 특별한 이유없이 냉담자가 되었고
양심의 가책 또한 차츰차츰 엷어져갔다.

하지만,
난 언제나,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날때마다,
하느님을 찾았고, 성호를 긋고, 간절히 기도했다.
결혼하지 4개월만에, 남편이 고속도로에서 거꾸로 달려오는 차에
승용차를 폐차시킬만큼 큰사고가 났을때도 울면서 매달렸다.
그덕분에 남편은 타박상 한 군데 없이 멀쩡했다.
내 몸에는 아이가 잉태되어 있었는데...
그일이 해결되면 또 잊고...
내가 얼마나 간사했는지. 그때는 몰랐다.
그냥 당연히 그분은 언제나 나를 받아주실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요즈음.
약해져서 일까.
정발산 성당을 지날때마다 마음은 벌써
그곳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종교에 보수적이었던 남편도
다시 종교를 가져보라고 권하고 있고...
갈수록 신경질만 늘어나는 마누라를 보면서
아마도 종교가 있으면 좀 나아질거라고 생각해서겠지.
하긴. 다혈질 엄마를 둔 아이들에게도 미안하긴하다.

다시 성당에 가면,
점점 고약스러워지는 나를 위하여,
그리고 가뭄에 애타는 이땅을 위하여 기도를 하고,
고해성사를 하고,
미사를 드리련다.

겁이난다.
그분이 나를 다시 받으시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