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핸폰이 없다.
아니 있다..
하지만 큰 딸이 쓴다.
고로.. 나는 핸폰이 없다..
그래서 당근.
문자 메세지 이런거 할줄 모른다..
컴의 귀재?인 나..
(읔~ 남들의 따가운 시선이 가슴을 마구 찌르는구나..ㅜ.ㅜ)
하지만.. 핸폰엔 일자무식이다.
(아~ 남들의 따스한 시선으로 가슴이 그새 따땃해진당..^^)
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외쳤다..
핸폰은 걍 단순하게 걸고 받고..
그러다 가끔 시계나 보면 되는거라며
무식한 이 아줌마 목소리높혀 우기고 사는
이 시대의 외로운 고전파..
아니..막가파로 살고 있던
그.. 어느..날..(←이날은 역사적인 날이다..)
큰 딸아이가 친구에게 열심히 문자를
틱틱거리며 주고 받는 모습을 경이롭게 보던 나..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딸에게 다가가 물었다.
"수린아~"
"응?"
"핸드폰..문자 쓰는거..어렵니?"
"응? 아니~ 쉬워~ ^^"
"음..그래? 그럼 엄마도 좀 갈켜주라~"
"왜?"
"웅 아빠한테 좀 보내보게.."
이리하야 배운 문자 메세지..
우하하!
거 알고보니 별거 아니잖아~~~
허긴 뭐..사실 뭐든 알고보면 별거 아니긴하지..ㅋㅋ
그렇게해서 첨으로 내가
남푠에게 메세지를 보낸 내용..
마침 거실 형광등 하나가 나갔다..
-자기야..형광등 좀 사와라..-
이거 였다..
(캬~ 역시 막가파다운 카리스마가~ ?^^)
그리곤 며칠 후 남푠은 그날
사업상 중요한 만남이 있다고 한다.
그래도 전화맨이 왠종일 전화가 없자
궁금하던 차..전화를 걸자니 모임에
실례가 될 수도 있기에..
조용히 딸아이의 핸폰을 들고
손톱 끝 높히 치켜 세우고는..
눈은 한 가운데로 몰려 사파리 함시롱..
한참만에 글을 써서 아주 힘겹게 날려 보냈다..(휴~)ㅡ,ㅡ;
-자기 지금 어디야?-
이 글..쓰는 것도 무지 오래 걸렸다.
그런데 남편의 메세지는 금새 날라 오는게 아닌가..
띠릭#
-르네상스 호텔이야 지금 미팅중-
헉@
어쭈~ 빠른뎅??
생각보다 빨리 온 답장..
아띠..허무?하다..-_-;
난 얼마나 힘들게 오랫동안 써서 보냈는뎅...
이 아저씨 허구헌날 누구하고
문자를 보내길래 이렇게 빠른겨..
흠...큰 딸과 종종 주고 받는건
내 알지만서두 아무래도.. 의심스러버.....
(음..조만간 애덜 좀 풀어 볼까 해..쉿~ ㅡ,- ++)
그리곤 문득..
남편의 문자 메세지를 읽던 중..
미팅이라는 단어를 보자
왠지 묘한 웃음과 장난끼가 동한 나..
문자를 또 날려 본다..
-자긴 참 좋겠다..
그 나이에..미팅도 다하고..ㅎㅎ-
혼자 씩~ 웃으며 문자를 보내자
바로 온 남편의 엽기적인 답장...
켁@@ *.*;;
-그래 나 호모다..여자보다 남자가 더 좋으니 어쩌냐..
호모랑 사는 여자는 참 좋겠다^^-
내가 미툐@@
잠시 혼자 어이없어 웃어본다.
여자가 아닌 남자와의 미팅이라
쟈식...좀 서운한가보지..ㅎㅎ
미팅중이라면서 아직 한가로운가 보다...
그래..그럼 나도...
틱...틱...틱..(←더듬거리며 글쓰는 소리..ㅡ.ㅡ;)
-자기야..사실은 말야..
나도 호모였떠.. 우린 역시 천생연분인가봐..호호 -
띠릭# 남푠의 답장..
-어쩐지..호모 냄새가 나더라..
난 여자 호모는 필요없어 남자가 더 좋아 ^^-
켁@@ *.*
우띠...팍..@#$@#~$@..
그렇게 우린 마치 어린 애들처럼
장난문자를 몇번 주고 받으면서..
음..애들이 이래서 자꾸만
문자를 계속 주고 받게 되는구나...
난 그런 큰애를 보면서..
"야..문자로 자꾸만 주고 받지 말고 차라리 전화를 해라"
이렇게 이야길 했었는데..
음...이런 재미도 있었구낭....ㅎㅎ
그리곤 마음을 가다듬고는
통신료를 생각해서리 그만 핸폰을 접었다.
그리곤 저녁 무렵...
밥을 뭐해 묵나....
그러며 다시 핸폰을 들고
남편에게 문자를 보내고자
다시 또 눈에 힘 바짝주고..
손톱 치켜 세우고는..
간첩 접선하듯 또 틱..틱..거리며
힘겹게 남푠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호모야..오늘 일찍와? 저녁 뭐해 먹을까호모야~-
ㅎㅎㅎ
약 좀 오를려나?
그리곤 남푠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멀리서
공포스럽게 들려오는 전화벨소리...
따르르릉...따르르릉...
(순간..영화 스크림의 한장면이 떠오른다..)
헉@@무서버라...*.*
이 벤댕이 내가 자꾸만 호모라고 하니깐 화났는가비넹..
"호호호...여봉세용~~~^^*"
"야! 너..자꾸만..@$@#..호모..@*&#.."
어머머..
왠 호모가 이렇게 터프한겨~~
ㅋㅋㅋ
아무래도...
가리지날... 호몬갑네...^*^;
"어머~옵빠~ 화나니까 너~엄~ 터프하다~ 자기 꼭 김남일같아앙~~호호.."
칭찬에 약한 호모..아니 남푠..
"너..그..만.. 꺄..불어라...헤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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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내..황마담같은 소리하고 있네...칫~.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