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없이 달력을 보니 9월 11일이다.
아...벌써 1년이구나....
밤 11시 쯤이었던가? 자세히 기억은 안난다만 평소와 다름없이
티비에 눈박고 한손으론 게임하며 한손엔 핸폰들고 통화하던중
블록버스터무비 하나가 실시간으로 방영되고 있었더랬지.
눈으로 보면서도 저게 뭐야? 싶기만했지 구체적으로 어떤 파장을
불러 일으키리라곤 차마 생각도 못했던건 당연지사.
자막으로 흐르는 속보를 보고, 이거 뭔가 아주 X스런거구나 싶어
바로 YTN CNN MBC SBS KBS 등등등 내가 알고있는 모든 채널을
컴화면에 띠워놓곤 바로 전화를 잡고 씨름을 했었다.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뉴욕주에 살고있는 엄마.
그 6개월전, 아빠를 땅에 묻었는데 엄마까지? 하는 겁나 방정스런
생각에 난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었다.
밤새도록 눌러댄 전화다이얼로 손의 지문이 거의 닳아질때쯤 -_-;;
(뻥같죠? 조금 뻥이죠....사실 손가락감각이 무뎌질때쯤)
그러니까 한 10시간쯤 후? 명랑쾌활한 엄마목소리를 들었다.
울부짖으며 오열하는 나, 랄라~거리며 과일쥬스마시다 사래걸린
울엄마.
바로 옆동네에선 쌩난리가 났는데 까맣게 모르고 아줌마들이랑 무용
레슨후에 쥬스파티(?)하는 엄마한테....천리만리 떨어진 한국사는
딸래미가 뉴스를 전해야만 했다.
하아~~~ 순간 느꼈던 감정은 참 얄딱구리기기묘묘경천동지기타등등
해서 뭐라 표현하기 힘들다.
조금전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괜찮아?????????? 다급한 목소리...난리도 아니다.
그동안 여행을 갔었는데 돌아오니 옆집 아줌마가 알려주더란다.
한국에 물난리나서 온 나라가 물에 잠겼다고 -_-;;;;;;
전기도 전화도 다 끊어지고 먹을 물도 음식도 없으며 날씨도 추워
한국사람 몽땅 다 얼어죽기 일보직전이라나?
마~~알짱하게 콜라마시며 서치아이하다 사래걸린 나.
울먹거리며 우짜쓰까를 연발하는 엄마를 겨우겨우 진정시킨후
생각없이 달력을 보니 9월 11일이다....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이인~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