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한지 13년. 시부모님 모시고 세아이의 엄마로 한 남자의 아내로 정말 철없이 살아 왔다. 요즘 절실이 느끼는 것은 나의 정체성 이다. 등돌리면 남인 시댁 식구들 결혼과 동시에 남이 되버린 친정 식구들. 그 속에서 아이들만 바라보며 산다. 아무리 잘해도 나 이외는 모두 남이다. 이 진리을 알게 되면서 세상의 모든 인간 관계가 무의미 해졌다. 아무리 잘해도 시자 붙은 사람 들은 어쩔수 없더라. 걷으로 웃고 이야기 하지만 머리속은 계산으로 어지럽다. 말한마디가 어떤 변수가 될지. 모든 인간 관계가 주는 만큼 받는 것일줄 알았다. 그런데 무조건 퍼줘야 하는게 시댁 식구들과의 인간 관계다. 그리고도 남는것은 수없는 질타 뿐이다. 내가 하면 당돌한 자기 주장이고 시누가 하면 당연한 자기 주장이다. 고등교육까지 받은 나는 비위나 맞추는 아첨꾼으로 절락해야 칭찬받는 며느리가 된다. 이것이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나라의 며느리들이 격는 현실이다. 결혼과 함께 독립된 인격 체로 인정 받아야 하는데 우리 현실은 그렀지 못하다. 더 많은책임과 의무가 지워질뿐 권리는 없다. 시집식구의 노예일 뿐이다. 인간의 도리를 안다는 것은 약점이다. 무경우로 뻔뻔스러워야 인간의 자유를 누릴수 있다. 나도 입장 바꾸면 다른사람의 시누이다. 하지만 막무가네로 뻔뻔스럽지 못해서 그 잘난 시누노릇도 못하고 며느리 노릇만 하고 산다. 딸이 잘하면 효녀고 며느리가 잘하면 아첨꾼이다. 딸이 시부모 안모시면 독립이고 며느리가 안모시면 청청벼락이다. 난 한국에 태어난 며느리들이 아니 인간의 도리를 알고 지키는 여자들이 너무 불쌍하다. 며느리들이어 인간이기를 포기해야 진정한 자유를 누릴수 있다. 이러한 현실이 내겐 너무 버겁다. 자유롭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