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베란다 가까이로 살며시 들어오는 바람이
머리카락을 살짝 휫날리게 하고 코끝을 스치는 향기가 너무 상큼 했습니다.
파란 하늘은 너무 파랗다 못해 투명하기 까지 보였습니다.
아이들 둘다 8 시쯤 다 나가고
울 신랑은 며칠전에 지방 출장을 떠난 관계로
이 고요한 아침의 여유로움을 맘껏 누리고 취해 보았습니다.
오늘은 무엇을 해 볼까?
오늘은 직장을 다니기 시작한후로
처음으로 갖는 특별한? 휴일이니
오늘은 무슨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어야 하는데..........
머릿속이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일단은 계추가 잡혀 있으니 거길 다녀오고
갔다 와서 오후엔 뭘하지?
모처럼 아이들하고 시간을 같이 보내면 고놈들이 무척 좋아 하겠지!
그전엔 전혀 몰랐는데
휴일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기분좋게 하는지.
세상 살맛나게 하는 힘이 이렇게 큰지는
정말 정말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지요.
약간 이른 점심으로 그녀는 구수하고 맛깔나는
하얗고 동글 동글한 새알을 만들어 넣은
미역국 수제비를 끓여 주었지요.
뜨뜻한 미역국물을 먹고 나니 속이 다 편안해지는듯 하더라구요.
우리 모두 시원한 국물을 덤으로 더 받아 먹고
과일로 입가심을 하고
또 좀 있다가 시원한 冷커피 한잔에
모두들 부른 배를 잡고 뒹굴 뒹굴 룰루 랄라~~~~~~~
아줌들의 특기인 수다를 떨기에 내 뒤질세라 열심이었습니다.
요즘 tv에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이영자에 관한 얘기며
우리 아들이 요즘 너무 말을 안들어서 미워 죽겠다는 얘기.....
그리고 요즘 아줌마들의 챗팅얘기...........
이렇게 우리들의 수다는 시간 가는줄 모르고
時間은 벌써 午後 3時 가 가까워 지고 있었습니다.
이때 쯤 되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집으로 올 시간들이 되어 가는 거지요.
이제 모두들 또 아이들 챙기러 가야 할 시간.
하나 둘씩 자꾸만 시계를 쳐다 봅니다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 미뤄 놓고
각자의 집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난 잠시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이 휴일인데 이렇게 시간을 기냥 흘러 보내서는 안돼는데......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시간인데
이 시간을 정말로 잘 보내야 되는데.........
그런데 난 왜 자꾸만 오늘을 잘 보내야 된다고만 하는 생각이 드는걸까!
예전에는 왜 이런걸 몰랐을까!
내가 일을 나가고 부터 깨달은 소중한것
그것은 바로 時間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돈을 주고도 살수 없는것이 바로 시간이라고 하더니만
정말 그 말이 요즘 새삼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우리 딸 학원 가기전에
모처럼 나와 도란 도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자기가 밥을 비벼 와서 둘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엄마 내가 비빈것 너무 맛있지요?.....응 맛있어. 근데 고추장을 많이 넣어서 엄마는 매워 죽겠다.......아이그! 난 하나도 안 매운데......엄만 딸 보다도 매운걸 더 못먹노?"
이렇게 떠 넣는 밥숫갈에 情이 넘쳐 흘렀습니다.
속으로 난 한가지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 효자한테는 뭘 해주지?
하지만 별 뾰족한 수가 없었습니다.
둘이서 저녁밥 먹고 해지고 시원한 바람 불면
둘이서 시장으로 date을 가기로 맘 먹었습니다.
모처럼 자기랑 둘이서 손잡고 얘기하고
같이 시간 보내는 것이 무척 즐거워 하던 생각이 난 것이죠.
거기다가 시원한 아이스 크림이라도 같이 먹으면 금상첨화!
오늘 그 작은 幸福을 우리 효자와 함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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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쁘고 멋있는 반바지도 있으면 하나 사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