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음의 결정을 했답니다. 엄마와 동생에게 그동안 너무 고맙고 미안했지요. 사실은 피곤하다는 핑게로 힘들다는 넋두리로 엄마, 동생 고생하는거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나봐요. 년년생 아이둘을 그렇게 키워 주셨는데 오히려 미안하다고 하십니다. 내 몫인데 내 몫의 짐을 항상 부모님께 져주셨던것 같아요. 사실은 결혼이라는 틀과 시집 식구들 너무 힘에 겨워서 소중한 것을 잊어버리고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엄마께 맡겨두고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하고 또 시집 의무 다하고 그렇다고 해도 결국 남편한테 좋은 소리도 못 듣고 이게 여자의 인생인가 했었습니다. 그래도 어쨌건 내가 선택한거니까. 그치만, 아이들은 우리 부모님은 또 무슨 죄인가. 이제 이민을 결정했고 곧 있으면 남편도 유학준비로 회사를 그만 둘거고 저 혼자서 아이들 키우고 일해야 합니다. 사실은 시집식구들과 한 하늘아래 더 살 자신이 없어서 남편을 졸랐습니다. 내 말 뜻 무슨 뜻인지 아마 남편도 알았을 겁니다.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형이란 사람 전화 형님이란 사람 전화 그 전화로 싸우기를 몇해... 명절이 시부모 생신이 그 형님네 스트레스 받아 모시는 날들이 되었으니까요. 참 답답하고 힘들게 살아왔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아이들이 자랐고 또 전 적지 않은 병들을 얻었습니다. 제가 떠나고 나면 우리 부모님 얼마나 상심하실까 생각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넋두리 같은 세월들, 이제 바쁜 엄마로 살아갈 겁니다. 맏딸로 최선을 다할 겁니다. 분명한 것 이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을겁니다. 결국 남편과의 사이도 금이 갔고 이제 돌이킬 수 없을것 같군요. 모든게 가식처럼 여겨집니다. 저 말투뒤에 숨겨진 욕설과 굉음들 나와 내 아이들을 위해 살 겁니다.
참음이 결코 미덕일 수 없다는 것. 분명하게 억울하지 않게 내 자신의 당당함을 밝히고 살아갈 겁니다. 그 사람들도 결국은 다 돌려 받겠죠. 자신들의 죄값을. 이렇게 한 가정을 무참히 짓밟아 버리고 자신들의 행복을 바라진 않겠죠. 정리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땅에서 딱 2년만 살겁니다. 나와 내 아이들 이렇게 셋이서. 남편이 빨리 떠났으면 합니다. 그 사람으로 인해 내가 희생되어야 했던 그 참혹한 시간들 다 잊어버리고 이땅에서 맺힌 한 다 풀고 싶어서. 이렇게 다 풀어내기까지 가슴에 너무 많은 것들을 담고 있어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