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 7:00 아파트 앞 주차장
"엽아~ 엄마 퀵보드 한번만 타자~~ 응??"
"싫어~ 엄만 도형이랑 축구해~~"
"치~ 한번만 타자 응??"
"좋아 딱 한번만이야~~"
어린 아이들거는 뺏어먹는 과자도 맛있고 뺏어타는 퀵보드, 자전거, 축구.... 다 재미있다.
특히 퀵보드..
처음 올라탈땐 중심도 못잡고 비틀거렸는데
요즘은 내리막도 바람 가르며 내려갈 수 있는 수준급(?)의 실력이 되었다.
남들이 보면 엉뎅이 쭉 빼고 엉거주춤 거리는 아줌마로 보겠지만..적어도 내가 퀵보드에 올라 탔을 때
날렵한 선수가 된 느낌이다.. 퀵보드는 자아도취 장난감이다.
"엽아~ 너 요즘도 현지(엽이 짝) 좋아하니??"
"(쑥스럽다)헤헤~~ 응!"
"왜 좋아하는데?? 이쁘니??"
"(뭘 그런걸 물어) 몰라~~"
"준비물 잘 빌려줘??"
"응 저번에 연필 안가져갔을때 빌려줬어~"
"햐~~ 착하네.."
"엄마~~ 음..음... 나 현지랑 결혼할 거다!!"
띵~~
"우와~~ 그래?? 현지가 네 약혼자네!"
"약혼자 아냐~~ 내 신부라니깐..깔깔~~"
@@
어둑어둑 해지더니 벌써 까만 어둠이 주차장에 내려앉았다.
불그래한 가로등 불빛은 아이들과 나의 위치를 알게 하고
퀵보드 불빛은 아이가 내 주위를 맴맴 돌고 있다는걸 느끼게 한다.
(쨔식 저렇게도 좋을까?)
"엽아~~ 너 현지 좋아하면 잘 보호해줘..많이 도와주고..."
"현지가 뭐 동생인가?? 보호해주게"
"동생만 보호하냐(얼마나 동생챙기라고 주입시켰으면 쩝) 네가 좋아하는 사람도 보호해줘야돼!!"
"근데 엄마~~ 현지가 이사가면 내 신부가 바뀔 수도 있어!!"
@@
"이사가지말라고 하나님한테 기도해!"
놀다말고 캄캄한 놀이터 한구석으로 뛰어가더니 잠시후에 나타난다.
"엄마~ 기도했어 헤헤~"
"참 엄마~~ 이거 비밀이야...병원 사람들하고 아빠한테 얘기 하면 안돼!!"
"알았다 임마!!(아고 입 간지러워)"
엄마가 형아하고만 얘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니깐 막둥이 도형이는 그새 새초롬해져 있다.
"공 쥐고만 있지 말고 발로 차~~ 막둥아~~"
아이가 점점 내 곁을 떠나려고 날개를 파닥거린다..
언젠가는 반짝이는 은빛 날개를 달고 깊은 날개짓을 하면서 훨훨 날라가겠지
지금부터라도 익숙해져야지..
tip:성교육장소(목욕탕)에서 현지를 왜 보호해줘야 되는지 설명했다.
엽이의 엉뚱한 상상(엄마가슴처럼 현지도 어른되면 이렇게 가슴 커진단다~ 왜?? 엄마가슴보다 아빠가슴이 더 큰데??") 때문에 잘 먹혀들지는 않았지만........ 쩌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