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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13

고마운신랑


BY 처음 2000-07-05

대학1학년때 과커플로 시작해 8년동안을 지금의 신랑과 엎치락

뒤치락 거리다 부부가 되었다. 벌써 결혼 7개월차. 아직까지도

자취방에 놀러온것처럼 결혼해서 부부로 살고 있다는게 좀처럼

실감나지 않는다. 분위기를 너무도 좋아하는 나. 무슨날을 너무

도 좋아하는 나. 다정하고 자상하고 따뜻한 나의 배우자. 신랑

과 나는맞벌이다. 그래서 집에 있는 시간과 집에 없는 시간이 거

의 비슷하다. 이날은 내가 좋아하는 비가 부슬부슬내렸다. 비가

오면 기차여행이라는 기차카페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신랑에게 일

이 생겨 그렇게는 못하고 나 먼저 집에 들어가야 했다. 부추와호

박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동동주 한병을 사들고 말이다.

돌아올 신랑을 위해 난 부추와 호박을 썰어넣고 반죽하여 부치

기 시작했다. 그런데 자꾸 끊기고 모양이 흐트러지는 것이었다.

이상하다. 왜이러지. 하면서 또 부치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마찬

가지였다. 뭐가 문제일까? 생각끝에 문제가 될만한 부침가루를

확인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부침가루가 아니라 튀김가루

로 부침을 하고 있었던것이다. 이왕 비벼놓은걸 버릴수도 없고해

서 난 모두 부쳐버렸다.부침이라기보다는 기름떡같았다. 마침내

신랑이 돌아오고 난 상을 준비하여 동동주로 목을 축이며 우리들

의 분위기를 즐겼다. 내 걱정과는 달리 남편은 부침이를 너무도

맛있게 먹어 주었다. 나중에 안 일이었지만 남편은 거의 억지로

먹었다고 했다. 뭔가 이상하다는걸 자기도 알고 있었다고. 하지

만 자기를 위해 준비해준 내가 고마와서 내색하지 않았노라고.

난 그런 남편, 속 깊고 다정한 남편이 너무 좋고 사랑한다.

오늘도 그날처럼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