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은 아침내내 분주하다.
집안청소하랴 , 화초에 물주랴 , 할인매점에 들러 일주일치 장봐오랴......
이번 장보기때는 공부하느라 지쳐있을 아이들이 입맛이 없을것같아 그동안은 세끼밥만을 고집했었는데 비싸서 제대로 사주지도 않던 고가의 음료나 빵, 과자류를 잔뜩 사왔다.
장봐온것을 대충 정리하고났을때쯤 아들은 학교에서 돌아왔다.
더위속에 기긴맥진 지쳐 돌아와 즐비한 군것질 거리들을 보더니 대뜸 " 아~~ 행복해라~~~~~~~~~ " 탄성을 마구 내뱉었다.
아니, 중3녀석이 겨우 이깟 군것질거리때문에 행복하다니......
아들아이가 눈빛을 반짝이며 행복하다고 탄성을 질러대는것을 보며 난 그동안 얼마나 내 잣대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키워왔는지 반성이 되었다.
세끼식사를 위해 닭모이주듯 입맛만 버린 값싼간식과 책상앞 공부만을 강요했던것은 아닐까 ?
말로는 공부든지 뭐든지 너하고푼것을 해라 하면서도 사실은 학과성적 오르는것에 더 신경쓴것은 아닐까 ?
학생이 옷은 무슨옷, 아이의 개성을 무시한채 내맘대로 휘두른것은 아닐까 ?
그런 맘으로 아들아이를 바라보니 삐쩍 말라 키만 훌쩍 커 훠이훠이 휘어질것만 같다.
참 아름다운 청소년기인데 활짝 필 겨를도 없이 공부에만 시달려있는 아들 모습에 가슴이 아파왔다.
이제 내가 할수있는한 아들아이를 항상 행복하게 해줘야겠다.
그아이의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격려해주고 용기를 줘야겠다.
이다음 아들아이가 어른이 되었을때 자신의 청소년기를 돌아보며 흐믓하게 미소지을수 있도록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