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궁, 능 관람료 현실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23

그리하여 천사는 내게로 왔다 1, 2


BY 1004bluesky1 2002-08-30

소중한것은늘가까이에있습니다


  소중한 것은 늘 가까이에 있습니다

그리하여 천사는 내게로 왔다 1, 2

 

사랑하는 방법

 

  달과 지구를 보면

사랑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지구와 태양을 보면

사랑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우주의 모든 별들을 보면

사랑하는 방법이 숨어 있습니다


사랑은

일정한 거리를 지키는 것입니다


달이 지구를

너무 사랑한다고 해서

부딪혀오지 않는 것처럼

지구가 태양을

너무나 사랑한다고 해서

태양 속으로 녹아들지 않는 것처럼

우주의 모든 별들이 저마다

가까워지고픈 사랑의 빛을 내면서도

서로 부딪혀오지 않는 것처럼

간혹 떠돌이 행성이 어느 별에 부딪히며

상처를 낼 때도 있지만

사랑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지켜주며 간격을 유지하는 것


그렇듯 내가 그대를

오래토록 바라 보았으나

더이상 가까워지길 두려워하는 이유는

더이상 멀어지지 않는 이유는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보다 더 가까워질 순 없기 때문입니다

더 가까워지면

상처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천사는 내게로 왔다 1, 2


- 그리하여 천사는 내게로 왔다 1

  지금은 새벽 한시.

내 옆엔 도무지 믿기지 않는 예쁜 천사 하나가 새록새록 숨을 내쉬고 있다.

1시간, 두 시간 간격으로 깨는 어린 천사의 옅은 잠 탓에 벌써 열흘 째 하루 세시간의 수면으로 견디고 있다.

  벌써 세 번째.

하지만 처음 보는 갓난 애기처럼 신기하기만 하다.

처음으로 남편과도 떨어져 자는 시간들. 그리고 휴가.

결혼 후 진정한 휴가가 있었던가?

출산은 어쩔 수 없는 휴가를 만들지만 아이에, 후유증에 몸은 오히려 만신창이가 된다.

  산후 진찰을 받으러 가는데 어느 새 벚꽃이 만발하여 성큼 다가선 봄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겨우 일주일이 지났건만 시계는 나를 제쳐두고 달음박질 치는 느낌.

'아! 봄나들이 하고 싶다.'는 내부의 외침이 고동친다.

  잊었던 기억을 되살리는 이른 아침의 규칙적인 진통.

그렇게 천사는 내게 신호를 보냈다.

이제 그만 나가고 싶다고 이 든든한 울타리를 박 차고 나와 세상의 밝은 햇살을 마시고 싶다고.

그리고 누구보다도 엄마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그리고 다시 늦어지는 진통의 간격.

아이는 세상을 맞이하는 것이 두려웠던 걸까?

앞으로 맞이할 어려움들이 그의 발목을 붙잡은 것일까?

밤 1시가 되어서야 다시 강도 높은 파고로 치닫는 진통의 물결.

10시쯤 병원에 갔다가 돌아왔다. 아직은 더 기다려야 될 것 같다는 진단에 가족들을 먼저 재우고 컴퓨터와 한 판 씨름에 들어갔다.

아이의 움직임이 더욱 거세지길 기다리며 5분, 4분, 2분... 아이는 점점 내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입원하란 의사의 권유를 물리치고 분만실 앞 쇼파에서 두 시간을 더 견뎠다.

첫째, 둘째를 맞기 위 해 분만 대기실에서 혼자 내지르던 그 외로운 싸움의 시간을 줄여보고 싶어서.

이제 마지막이 될 아이인데 또다시 혼자만 버려진 느낌으로 차디찬 침대 나간을 붙잡고 씨름하긴 싫었다.

정말, 너무도... 비록 보는 사람에겐 더 큰 괴로움이 되겠지만

점점 참을 수 없는 아픔의 물결이 거세지며 아이는 내게로 왔다.

마지막 안간힘과 함께 내 몸에서 뜨거운 불덩이가 빠져나가는 듯한 순간 우렁찬 울음소리로 천사는 얼굴을 내밀었다.

새까만 머리에 쪼글쪼글 빠알간 너무도 못생긴 천사.

하지만 자꾸만 보고 싶어지는 아주아주 못생긴 천사.

 

 

그리하여 천사는 내게로 왔다 2

간호원들이 참 친절하다는 생각이 여러 번 들게 하는 병원이었다.

모유수유룰 위해 여러 번 들락거려도 짜증 한 번 내지 않았다.

첫째, 들째 때는 병원에선 아이 얼굴 한 번 보러 안 갔었는데 나도 나이를 먹긴 먹었나보다. 아이가 보고싶은 걸 보니.

나의 작은 천사는 잠꾸러기. 아무리 깨워도 눈도 한 번 안 뜨고 잠만 잤다. 먹지도 않고,

결국 서너 번의 시도 끝에 깨우기를 보류했다.

퇴원을 앞두고 심각한 표정으로 부르는 간호원의 얼굴에 잠시 놀랐었다.

근데... 태어날 때 분명 2.89킬로였는데, 하루 후 재니 3.45킬로여서 놀랐다는 것.

다른 사람은 다 맞았는데 자기들도 이상하다며 아마도 저울의 오류인 것 같다고.

순간 귀신의 장난이란 생각이 들었다.

악의는 아니고, 이 아이는 부처님의 보살핌과 조상님들의 도움으로 생긴 아이라는 걸 한 번 더 확인시켜주려는

아이는 계속 눈을 안 떴다. 어머닌 외삼촌들이 그랬는데 아마도 닮은 모양이라고 하셨다.

저런 핏덩이도 그런 걸 닮다니, 핏줄은 참 신비롭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렇게 자신의 줄기를 뻗치는 일에 열을 올리는 걸까?

하루 20시간 이상을 자지만 자주 깨는 아이 습성에 푸근한 잠은 포기한지 오래고, 오랜만에 친정 엄마와 보내는 긴 시간들이 자연히 옛날 아이 낳던 얘기로 옮아가게 한다.

참 많이도 성격이 다른 탓에 은근히 엄마를 미워했었다.

대놓고 싸우진 않았지만 결혼 전엔 엄마라며 기댄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러니 외가에도 관심이 없었고. 그런 엄마의 엄마 얘기를 들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외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닌 선머슴 같은 성격 탓에 외할머니 속을 어지간히도 썩였단다.

"15년을 아프다 아프다 돌아가셨는데, 나만 보면 얼마나 답답해 하셨는지, 그런 엄마가 얼마나 원망스럽고, 좋다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는데......"

하루는 할머니가 가지 말라는 읍내에 친구랑 구경 갔다가 들켜서 혼이 나셨는데 그동안 쌓였던 울분을 한꺼번에 터뜨려 놓았단다.

그리곤 나가버렸는데 갈 때가 없어 다시 들어와보니 모두 당신을 찾으러 가고 없어 살짝 방에 들어가선 잠이 들어 버렸다나.

가족들은 모두 찾아 헤매고 한바탕 술래잡기가 이어졌는데, 방에 있는 것을 발견한 할머니는 아무 말도 없이 문을 닫고 나가시더라는 거다.

그리고 그 이후론 한 번도 야단을 안 치시더란 거다.

어쩌면 연민, 어쩌면 포기 아뭏튼 어머닌 그게 외할머니의 배려였던 것 같다고 하셨다.

돌아가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짐작하시고 빨리 사람을 만들고 싶어하셨던...... 어머닌 외할머니 생각만 해도 눈물을 흘리신다.

그때 왜 그렇게 이해하지 못하고 미워만 하다 보냈는지. 어쩌면 나도 그랬을지도 몰랐다.

왠지 어머닌 아버지껜 모자라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미워했었다.

어쩌면 아버지에 대한 너무 큰 사랑이 그런 질투를 불러 일으켰는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함께 있지도 않았을 테고 그러면 내내 모르고 이별했을지도 모른단 생각에 아찔했다.

고맙다 나의 천사! 넌 엄마를 가르치는 스승이야.  

 

 

 참 오랜만에 찾아뵙네요.

아이땜에 일 때매 하는 핑계를 대어 봅니다.

오늘도 아이때메 깨선 잠이 오질 않아 이렇게 찾아갑니다.

나이 들어 가진 아이라 그런지 애정이 남다르답니다.

이런 마음이 오히려 그 아이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겁이 나기도 합니다.

주는 만큼 받고 싶은

 

사랑의 거리, 참 아름다운 거리를 유지하는 일이란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제게는 더욱

아무리 속상해도 아이 얼굴만 보면 잊어지는

그런 마음으로 부모님들도 우릴 키우셨겠지요?

사람이 변한다고, 사랑이 변한다는 말들이 난무하는 세상에

이런 부모의 마음은 변할까요?

오늘밤 사랑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사랑은 바로

자식에 대한 사랑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