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시동생에게서 식사하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남자 형제로는 막내인 여섯번째이고
남매를 모두 합했을때는 여덟번째인 시동생이 처음으로 자기집에
식사 초대를 한것이다.
충북 영동 깊은 산 속에서 싸리버섯을 조금 캐 왓다며
집집이 나누어 주기에는 양이 작고
혼자 먹자니 너무 귀한것이고
차라리 남매들 모두모여 지지던 볶던 국을 끓이던 하여 밥 한끼 나누어 먹고는싶은데
요리를 할줄 모른다 한다.
하여 날보고 와서 좀 해 달라는데...
싫다고 거절을 해 버렸다.
내 집 살림도 손가락이 심히 아파 제대로 하질 못 하는데
주제넘게 시동생네 집에가서 이리왈 저리왈 하고 싶지 안아서다.
말로서는 냉정히 거절을 했지만서도
아마도 다른 형제들보다 조금은 일찍 가서 분명 난 요리하는것을 도울것이다.
내 성격상... 일을 보고 손 털고 있질 못 하니까 말이다.
딸아이는 심각하게 날 보더니 묻는다.
" 엄마, 가면 뭐라고 불러? 작은엄마? "
" 글쎄다... 그렇게 불러도 되려나? "
" 그럼, 아줌마? "
" 그것도 글쎄네 어떻게 아줌마라고 부른다냐? "
" 에이~ 그럼 그냥 저기요~ 있잔아요~ 그렇게 하면 되겠네 "
아이는 제 나름대로 호칭을 정하더니 폴짝폴짝 사격장으로 갔다.
막내시동생.
막내 서방님은 결혼을 참으로 일찍 했었다.
고등학교에 다니며 그야말로 사고를 친 것이다.
한살 연상의 첫번째 동서와 딸하나를 낳고 그런대로 재미있고 정다웁게 살다가...
바람이 난 것이었다.
울며불며 매달리는 동서를 버리고는 또다른 처녀애와 살림을 차려버린것이다.
첫번째도 결혼식을 올리지 않은 상태로 혼인신고만을 하고는
우리와 형님 동서 사이가 되었는데
이혼후.
딸하나를 데리고 서방님은 바람이 났던 그 두번째 여자와
역시도 결혼식은 올리지 않은채 혼인신고만을 하고는
아들하나 터~억 나서는 우리 동서들에 합류를 시켰었다.
그 동서는 처녀의 몸이었고 서방님은 두번째의 결혼.
알콩달콩 잘 사는줄 알았다.
아니, 옆에서 보기에도 그럭저럭 재미나게 사는거 같았는데
어느날 부터 두 사람 사이가 삐그덕 거리게 되었다.
부부 문제는 부부 두 사람만이 알수 잇는거라
자세하고 정확한 내용이야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서방님이 또 다시 바람을 피웠었나 보다.
보다못하고 참다못한 그 두번째의 동서
아닌말로다 맞 바람을 피워 버린거다.
어지간히 대찬 여자가 아니고서야 남의 가정 깨트려 가며 후처로 들어오겠느냐만...
당차도 보통 당찬 여자가 아닌거 같았다.
남자 바람피운다고... 어찌 자식새끼 두고 남의 사내를 볼수가 있었던지.
아직까지 이 나라에서는 남자의 바람은 용서가 돼어도
여자의 바람은 용납이 되지않는 실정이니
돌을 맞는것도 동서고 비난을 받는것도 동서였다.
결국은 전실자식인 딸 아이는 서방님이 키우기로 하고
들어와 낳은 아들녀석은 동서가 데리고는 이혼을 하고야 말았다.
서방님 나이 설흔 여섯에 한번의 결혼식도 해 보지 못한 상태에서
두번의 이혼을 치루어 냈다.
그러던 어느날..
정확히는 한식때인거 같다.
성묘를 하느라 형제들 모두가 산소에 모였는데
막내 서방님도 뒤늦게서 당도한다.
혼자가 아닌 웬 여자와 함께 말이다.
모두는 눈으로만 누구냐를 묻는다.
그냥...함께 사는 여자라고 했다
그리고 인사를 시킨다.
엉거주춤...인사를 받는데 나이가 참 많이 들어보인다.
캐주얼차림. 긴 생머리.모자까지 외모는 깜찍하도록 꾸몄지만
깊이 패이고 자글거리는 주름들은 피할수가 없었다.
동서들간에 서로가 귀엣말로 속삭인다.
웬 나이가 저리 들어보이냐고...
너무 늙었다고.
나중에 알고보니 서방님보다 일곱살이나 나이가 더먹은 한참 연상녀엿다.
설흔 여섯의 남자와 마흔셋의 여자.
누가봐도 어울리지 않는 한쌍이었다.
남편에게 이혼을 당한 이혼녀라고도 하고.
고부간의 사이가 좋지않아 강제이혼을 당했다고도 하고.
여기저기서 말들은 쏟아진다.
지금이야 자식새끼 키우며 혼자 외로움에 함께 한다고는 해도
과연 십년후 이십년후 까지 함께 할수가있겠는지...
걱정이 앞선다.
함께사는 여자라는거 외에
아무런 언질도 서방님은 주지 않은다.
묻고 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다.
거의 부딪힐일이 없어 호칭에 별 신경을 안?㎢쨉?..
나 역시도 내 딸아이처럼 고민이다.
무어라 불러야 하나?
존대말을 해야하나? 아님 반말을 해야하나?
아이처럼 저기~ 나좀봐... 할수도 없고.
동서! 소리는 아직 시기상조이고.
서열로야 두번째인 둘째 형님이지만... 나와 나이도 엇 비슷한대다
별로 만날일도 없는데다 결혼식도 혼인신고도 되 있질 않으니
.... 난감하다.
나는 그렇다 치고 세째 네째 다섯째 동서들보다 나이가 더 많으니...
히구~~~~
어쩔끄나.
밥을 먹어도 제대로 소화나 될까 모르겠다.
그냥 천연덕 스럽게 동서! 라고 불러볼까?
것도 웬지 껄끄럽고.
호칭은 생략한채로 본론만 말해야 하나?
나 밥좀 더줘봐여. 나 국좀 더 줘봐여.
반말도 존대말도 아닌 어정쩡한 발음으로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