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인 어젠 남편이 쉬는날 이어서
합천에 있는 국립 가야산 계곡과 해인사에 갔었습니다.
태어나서 그 곳엔 처음 가 보았습니다.
그 흔한 수학여행 때도 그 곳엔 들리지 않더라구요.
그렇게 좋은 곳을. - 가 보고서야 알게 됐음.-
가야산.
역시 진입로 부터가 여늬산과 다른 걸 느끼겠더군요.
맑은 공기는 말 할것도 없고,
오랜 세월 동안 지켜온 화강암이 노출된 소나무숲..
엊그제 내린 많은 비로 더 힘차게 굽이치는 하얀 계곡물..
-보기만 하여도 물에서 시원한 냉기가 올라와 몸을 오싹하게 하더군요.
오래되어 키가 큰 멋스런 아름드리 노송들..
-일반 산의 소나무들은 그저 밋밋한데,가야산의 소나무들은
웬지 한 그루 소나무도 다 멋스럽고 달라 보이던데요.
어린 소나무 마저도.
이유가 있을까? 種이 달라서 일까요?
쭉쭉 뻗은 가지가 산세를 더욱 아름답게 받쳐주는 홍송 무리들..
더 이상 화려한 수식어가 필요 없는 수려한 산세-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구고 한참을 있자니
어젠 정말 은근히 더운 날씨였는데 그 더위는 어디로 가버렸는지..
그곳에선 냉장고 에어컨이 정말 필요 없겠던데요.
며칠 내린 비로 계곡물이 불어 보기에는 좋았지만
물가에서 노는 것은 위험 했습니다.
그래도 발은 담구고 왔지요.
해인사.
불교신자가 아니어서 어린 아이들 데리고 2~30여 분걸리는 산길을
늦은 오후에 '올라가나?,마나?'를 두고 고민 하다가
'여기까지 왔으니 가보자' 로 마음을 굳히고
잘 정리된 산길을 땀흘리며 부지런히, 그래도 볼 건 다보면서
아이들 손잡고 걸었습니다.
군데군데 가야산에 대한 수종,생태계등을 설명한 글들이 눈에
띄고 숲속의 향기를 맡으며 기분좋게 절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역시...
상상했던 대로 절은 꽤 컸고
주변의 풍광 또한 절 감탄시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제 관심사는 역시 팔만대장경 이었습니다.
말로만 들어보던 국보.
16년에 걸쳐 탄생된 팔만여장의 경판들..
판본 내용이야 저 한텐 큰 관심사는 아니더라도
오자 하나 없이 정확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불교계에선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는 聖寶.
또, 750여 년을 완벽히 보존할 수 있게 노력을 기울인
선조의 지혜..
감탄..감탄..
내려오는 길에 그 유명한 성철스님의 사리 모셔둔 곳을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늦어 빨리 가자는 남편의 성화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려왔습니다.
여하튼, 어제 가 본 가야산 계곡과 해인사는
저의 흐트러진 마음들을 깨끗이 정화 시켜 주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고 하지요.
님들, 한번 기회 되실때 꼭 가 보시기를 권합니다.
뭉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