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성당에서 성서공부를 할 때 였습니다
성서공부는 신자들의 성서적인 지식과 지혜를
터득하기 위함도 있고 생활 속에서 성서를 지침으로
살아가게 하기 위한 일종의 신자교육이죠
주로 강의는 보좌 신부님이(작은 신부님) 맡으시는데
강의시간은 직장인들이 퇴근하고 난 후 저녁 8시에
시작하여 한시간 반가량 진행됩니다
그날 강의할 성서를 한번 읽고 강의에 들어갑니다
그 시간이면 보통 직장인들은 피로가 쌓여 있을 때고
저녁 식사 후라 포만감에 졸리울 시간이죠
신부님의 강의가 눈꺼풀의 무게보다 더 무거워져 버리면
사태는 고개를 든 숫자보다 엎드린 숫자가 많아지게 됩니다.
4~50명의 수강생들이 강의를 시작한지 10분이
지나면 5-6명 정도의 수강생이 졸고있습니다
20분이 지나고 30분이 경과하면 반 이상이
아예 잠을 자거나 졸고있는 상태가 되죠
신부님이 열심히 강의를 하고 계신데
졸고있는 신자들은 마치 신부님의 성서강의가 오히려
하루의 피곤을 물리치게 하는 자장가로 들리게 마련이죠
그러나 신부님은 화를 내지 못하고
크게 기침을 서너번 하신 다음 한 말씀하십니다.
"제말을 귀담아 들으시는 분은 아마 천국 가는 길을
아실 테고 그대로 잠자거나 졸고 싶으신 분은
천국에 가실 의사가 없는 걸로 알고 그 비결을 깨어 있는
분들에게만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졸고있던 신자들은 거의가 눈이
초롱초롱 해져서 신부님께로 집중을 하게 됩니다.
* * * * * *
어느 선교사가 전도여행을 하다 사막을 지나게 되었죠
몇 날 며칠을 가다보니 지치고 허기져서 사막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마침 그곳을 지나던 신부님께 발견이 되어 며칠을 요양하여 몸이 회복이 되었습니다.
선교사는 생명의 은인인 신부님께 깍듯이 인사를 올렸습니다.
이제 다시 여행을 떠나야 되는데 선교사는 막막했죠
저 끝도 없는 사막을 걸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앞이 노랬습니다.
그래서 신부님께 부탁을 했습니다.
"신부님 제가 돌아갈 때 꼭 돌려 드릴 테니까 당나귀를 좀 빌려주십시오"
사실 사막에서 당나귀는 신부님의 친구이자 신부님의 발이나 다름없는데
그걸 빌려달라고 하니 신부님도 난감했죠
그래도 어쩝니까 빌려 줘야죠
신부님은 그 선교사에게 말했습니다.
"이 당나귀는 좀 특이해서 기도문을 외워 줘야만 달리고 멈춥니다.
그것만 잘 아시면 별 불편이 없을 겁니다."하고 일러주었죠
그 선교사는 말했습니다.
"신부님 제가 밤낮으로 하는 게 기도문인데요 그거라면 걱정 마십시오"
하며 기도문을 가르쳐 달라고 했습니다.
"달릴 때는 [하느님 감사합니다]하고
멈출 때는 [아멘] 하십시요" 하고 단단히 일러주었죠
그 선교사는 몇 번이고 신부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길을 떠났습니다.
룰루 랄라 콧노래까지 부르며 막막한 사막을 걸어가야 하는데
당나귀를 타고 갈 수 있다는 기쁨에 마냥 신이 났죠
선교사는 힘차게 말했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자 당나귀는 정말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선교사는 재미가 있었죠
몇 번을 하느님 감사합니다를 반복했습니다.
당나귀는 거짓말같이 바람처럼 달려가는 거예요
선교사는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편리하고 말 잘 듣는 당나귀는 이 세상에 단 한 마리뿐 일꺼라 생각하며
그 당나귀를 타고있는 자신이 위대해 보이기까지 했죠
한참을 달리다 보니 저만치 앞에 강물이 보이고 낭떠러지가 나타났습니다.
급한 마음에 멈춰야 하는데 갑자기 기도문이 생각나질 않는 거예요
조금만 더가면 낭떠러지에 떨어질 것만 같았죠
겨우 [아멘]하고 소리를 지르자 바로 낭떠러지 코앞에서 당나귀는 멈추었습니다.
간이 콩알만했죠.
선교사는 살았다는 안도감에 휴.........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그후로 선교사도 당나귀도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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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등불은 눈이다.
네 눈이 성하면 온몸이 밝을 것이다
네 눈이 병들었으면 온몸이 어두울 것이다.
그러나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 아닌지 잘 살펴보아라
너의 온몸이 어두운 데가 하나 없이 빛으로 가득 차 있다면
마치 등불이 그 빛을 너에게 비출 때와 같이
너의 온몸이 밝을 것이다] -루가복음11장33절-
~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