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바나나는 보기도 힘들었지만 그걸 사먹는다는 것은 정말 상상만으로도 참 행복했었죠.
딸 셋을 낳고 할머니로부터 싫은 소리만 듣던 엄마가 드디어 아들을 낳았을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
딸 중 막내였던 난 동생이 태어난 이후로 찬밥 신세가 되었죠.
좋은 것,맛있는 음식등등 모든 것이 언제나 동생차지가 되어버리자 난 늘 몰래 엄마가 숨겨둔 동생을 위한 먹을 것들을 찾아서 먹어버리곤 했죠.
그러던 어느날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사건이 일어났죠.
좀처럼 동생을 잘 데리고 다니시지 않던 엄마가 그날따라 동생을 데리고 외출하시길래 난 또 기회가 왔구나 싶어 엄마가 나가시기만 기다렸다가 찬장을 뒤져 먹을 것을 찾고 있었죠.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대문소리가 나면서 동생이 들어오는데 이게 웬일 꿈에서 상상만했던 바나나가 동생의 손에 쥐어져 있는게 아니겠어요?
그것도 껍질이 벗겨져 벌써 한입을 입에 먹으면서 엄마가 사 주셨다고 자랑하면서 말입니다.
그때 동생의 입에서 나온 바나나의 향기......
정말 달콤한 냄새.
난 바나나를 보면 그 시절이 생각나며 웃음도 나오고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