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시간만 되면 가족여행을 잘 가는 편이라 이번 휴가 역시
아주 멋있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줄 알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남편과 함께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이 너무 좋아 마음이 부풀대로 부풀어 있었다.
어디로 갈까 책도 찾아 보고 전국 지도를 꺼내 놓고 아이들과
부산을 떨고 있었다.
여행을 앞두고 멀리 인천의 시댁에서 아버님이 편찮으시다는 연락이 왔다. 청천벽력 같은 소리로 우리 가족은 잠시 우울에 잠겼다.
하지만 큰 아들을 5년간 키워 주시고 가르쳐 주신 아버님의 병환 걱정에 들뜬 나의 마음은 멀리 바람처럼 날아가 버리고....
휴가 첫날 인천에 올라가 아버님 병 간호로 하루를 보내고 그 다음날도 시댁에서 하루종일 병수발에 바쁘게 보냈고...
이번 휴가는 정말이지 날짜도 짧아 3박4일로 막을 내려야함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어쩔 수 없다 싶은 마음에 체념하고 있는데.. 남편이
미안했는지 1박이라도 가까운곳에 다녀 오자는 말을 했고 부모님은
괜찮으니 다녀 오라는 허락이 떨어졌고 우리는 조금이나마 들뜬 마음을 다시 부여 잡고 가까운" 초정약수"라는 물 좋고 피부에도 좋다는 가족탕에 가서 남편의 맛사지를 받았고 심지어 나와 아이들 때 까지 다 밀어 주고 그날밤은 맛있는 음식과 얘기로 하루밤을 도란도란 보냈다.
짧지만 나에게 다시 한번 남편의 사랑을 확인하는 하루가 되었고 아버님의 병이 하루 빨리 완쾌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우리가족 휴가는 그렇게 잠잠하게 그렇지만 평생 잊지 못할 휴가로 기억에 남을 듯 하다.
아버님 우리만 다녀와서 정말 죄송해요.
빨리 자리 털고 일어나 우리와 함께 여행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