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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기도


BY dong5698 2002-08-09


2002.8.dongcheon
우리 아이만 잘 될 수는 없겠지요 - 입시
입시 기도
    "나라고 왜 욕심이 없겠어요. 그렇지만 한참 내 아이만 위해서 기도하다 보니 갑자기 불제자로서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납디다. --- 모두 다 잘 되라고, 전부 시험들 잘 보라고 기도를 바꿨어요" 올해 고3 인 따님을 둔 보살님이 눈물을 글썽하시며 하시는 말씀이다.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하지 못하셔서 어렵게 자식 공부 뒷바라지를 해오신 것을 아는지라 이 한마디를 하시기까지 얼마나 많은 안타까움과 아픔이 있었을까 생각하니 잠시 목이 메인다. '내가 얘를 어떻게 키웠는데-- 다른 애들은 몰라도 우리 아이는 꼭 좋은 대학 보내야 돼! 부처님 제발 도와주세요' 하시고도 모자랄 이 분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이 보살님은 특히 몇 년 전 금강경을 공부하신 후 이 경전은 독송하는 것만으로도 공덕이 된다는 말씀을 믿고 무조건 매일 독송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도 본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나라 대부분의 어머님들이 그러하시듯이-- 금강경을 독송하고 기도하면 자녀들에게 더 많은 복이 갈 것이라고 믿으셨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올해는 따님이 고3이 되어 힘들게 20년 가까이 키우신 결과가 좋게 회향될 수 있도록 얼마나 발원하셨겠는가. 게다가 우리 나라의 입시 경쟁은 입시 지옥, 너무나 치열해서 '나부터 들어가고 봐야지, 남 생각할 겨를이 없다' 가 세간의 상식일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다른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실 마음이 났을까. 이 분의 대답은 의외로 단순 명확하다. "금강경을 하도 읽다 보니까-- 그 말씀이 있잖아요. 아상이 없어야 보살이라고, 그 말씀을 수없이 읽으면서도 그 동안은 절대 안 받아들인 거예요. 그래도 나,나,나, 내 딸, 내 자식만 생각하고 있었지. 솔직히 다른 아이들이 좀 못해 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그러나 다른 애들도 전부 부모가 있을 거 아녜요. 그러니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서 어디 내 아이만 봐 주실 수 있겠어요. 부처님은 분명히 아상을 없애라고 하셨는데, 아상을 없애면 모두 다 내 자식이지 뭐예요. 모두 잘 되는 걸 좋아해야 진짜 보살, 당신의 제자라고 가르치신 걸 따라야지 나 같은 사람이 어떡하겠어요." 필자도 금강경은 여러 번 공부했고 강의도 해 왔으나 정말 아상, 나, 나의 것, 내가 한다, 내가 준다는 상을 놓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새삼 반성과 참회가 되었다. 될 수 있으면 말로만 공부하는 경전이 아닌, 진실하게 실천하는 살아있는 불법이 될 수 있도록 함께 공부하는 분들과 신행 과제도 설정해 보고 노력해 오고 있다. 그러나 '나'에 집착하는 무명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항상 절감하게 되곤 한다. 가장 아상을 놓기 힘든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경쟁'이 개입될 때이다. 현대사회에서 경쟁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불법의 원리에서 정답은 자비로우면서도 엄중하다. 이 우주와 자연과 사회는 각자 자신을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수많은 중생들이 더불어 사는 곳이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나'만 언제나 잘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겸허하게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과 불법의 원리는 인과응보,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각자 한 만큼이 된다. 그 결과도 사실 영원한 것은 없어서 계속 바뀌어 돌아가니 지금 잘 된다고 너무 좋아할 것도 없고 안 된다고 지나치게 좌절할 것도 없는 중도를 지켜가는 것이 불자의 자세요 마음가짐이 아닌가. 그래도 당장 내 앞에 닥칠 때는 그 짐이 얼마나 천근만근인가. 감사함과 애절한 마음으로 보살님의 거칠어진 손을 잡아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 보살님께서는 바로 부처님의 마음을 가지셨네요. '따님은' 꼭 잘 되실 겁니다. 말씀대로 따님'만' 잘 되시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따님은' 꼭 부처님이 지켜주실 겁니다. 염려 마세요. 같이 기도드릴께요." 더불어 올해 수능을 치루시는 모든 수험생분들이 건강하게 최선을 다하셔서 좋은 결과를 이루시기를 진심으로 발원드립니다. 그리고 어떠한 결과가 나와도 담담하게 받아들이실 수 있도록 부디 마음에 진리의 평화로운 힘과 자비가 넘쳐 나시기를 더욱 간절히 기원드립니다. 나무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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