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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마지막 날...


BY 다정 2002-07-31

한달의 마지막 날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
은행,
번호 표를 빼어 들곤 자리를 겨우 찾아서 보니
동네에 안면 있는 사람들은 죄다 앉아 있다
앞 이마가 눈부신 정육점 아저씨
문을 밀고 들어감과 동시에 눈이 마주쳤기에
얌전하게 (?) 눈인사,,
모두들 세금 고지서를 뚫어져라 쳐다 보다가
눈이 마주치니 각자 머쓱하다.
유모차를 밀며 임산부인 듯한 애기 엄마는
아이의 장난에 짜증 섞인 말로 타이르다
얼핏 한대 알밤을 먹이곤 얼굴을 붉힌다
그를 쳐다보던 여자 아이가 슬그머니
유모차의 아이를 어르듯이 다가서는데
ㅡ얘,,저리가,,
여자 아이의 꼬질한 원피스,새까만 손,엉킨 긴머리
그 애의 엄마는 보이지 않고
괜히 바라보다가 부끄러워서 모른 척 해버렸다.
(!!!!!!....)

휴가가 시작된 도시의 오후는 말 그대로
겉도는 물위의 기름같이 보인다.
슈퍼에서 흘러 나오는 유행가는
별다른 감흥도 없이
하루내내 귀를 어지럽히고
모두들 바쁘다,,

딸네 집에를 다녀 오신 이웃의 할머니
일이 시작이시다.
주위의 폐지를 수집하셔서 용돈을 쓰시는 소일거리.
할머니를 기다리며 모아둔
신문,폐지를 한 가득 드리니
분홍색 삼베 옷에 곱게 파마 하신 할머니의 손놀림이
때를 만난듯이 흥이 나고
그 모습에 절로 마음이 들뜬다.
고우시다,,,

날카롭게 울어대는 도시의 매미는 여전히 짝을 갈구하고
아이들의 쉼 없는 달음박질에
잠자리는 어느새 저만치 도망을 간다.
이렇게 7월이 가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