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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밖의 삶!


BY allbaro 2001-05-23

담장 밖의 삶!

눈을 바로 뜨기 어려울 정도의 감당하기 쉽지 않은 건강한 햇살
이 마구 틈을 헤집고 가난한 창을 두드리고, 바람과 수다를 떠
는 문짝의 반쯤 열린 공간으로 스며 듭니다.

Open 트럭(?)의 뒷좌석에서 본 무심한 담장안의 하루에는 티를 떠난
흰 골프공이 그린의 창공을 가르고 있었고, 이제 막 물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벼들의 도열을 보는 담장밖의 나는 나름대로 나무
그늘로 얼룩해진 굽은 허리의 길을 바람과 함께 달렸습니다.

아파트나 단독주택의 안전한 공간 안에 있기를 원했고, 때로 굳
샷! 소리가 아침 적막을 깨는 철조망 근엄한 담장안의 삶을 원
하고 한동안 그렇게도 살아내었지만, 그렇게 많이도 걱정하던 담장
밖의 점심도 오이 무침의 웃음이 있고, 한줄기 담배연기의 여유도
있습니다.

몇몇 인생의 노정에서 만난 동료들과 가난하고 즐거운 인생으로
만들려고 노력중입니다. 음주를 위하여 지나친 건강을 삼가하고
흡연을 위하여 지나친 잔소리를 피해 다니고 있답니다.

커피 한잔을 탁상에 놓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담배를 재털이에 주차
시켜놓고 JBL 스피커가 나지막이 건네는 느리고 낮은 곡들을 공간에
담배연기와 함께 채우고 또 몇 줄 글을 끄적입니다.

언제나 이렇게 쉽게 적응하고 어떤 상황에도 자꾸만 안정되고
무디어 지는 자신을, 아침 부시시한 얼굴의 거울에게서 바라봅니
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많은 마늘을 99,999일 동안 섭취하여도
훌륭한 인간이 되려는 느린 곰의 꿈은 자꾸만 영원으로 멀어져
갈 것입니다.

하지만 뜻 밖에 담장 밖의 삶은 그런대로 그런대로입니다.
그러므로 담장안의 국민여러분!
너무 많이 힘들어 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언제든지 담장 밖으로도 편안하게 출입하시기를...


담장밖의 존재가 몸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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