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지나가는 아가씨의 엉덩이를 걷어찼느냔 말야,왜?
- 저 놈의 가죽장화 때문에...
- 뭐? 가죽장화가 어쨌다구?
- 그게 너무 길어서...
- 야,너 술 취했어?
- 천만에요.
- 그럼 이거 순 미친놈 아냐?
- 그래 가죽장화가 좀 길다구 지나가는 남의 처녀
엉덩일 걷어차?
- 그 한켤레면 몇사람의 언 발을 녹일 수 있지. 바로 저
여자가 지나가는 그 길 옆에도 맨발에 고무신만 신은 아이가
엎드려 동전을 구걸하고 있었오.
- 뭐? 참,내 기가 막혀서----야,누가 너보고 그런 간섭하랬어?
- 아무도 간섭 안하기에 내가 좀 했우다.
그 이름도 유명한 이 문열 소설 <사람의 아들>의 서두이다.
까뮈의 <이방인>에서도 살인을 한 뫼르쏘가 순전 <태양>을
핑계대듯, 나도 그런 충동을 느낄때가 있다.
앞치마에 묻은 김치국물을 내려다 보다가,
벌써 11월인데 8월에 머물러 있는 달력을 보다가,
하루종일 한 통도 울리지 않는 전화기를 실컷 째려 보다가,
바람에 이리 저리 힘없이 몸을 뒤집고 있는 낙엽을 보다가,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를 입 속으로 되뇌이다가,
불끈 주먹을 쥐고 달려 가는 곳이 영화관이라서일까?
영화를 볼때,
과자를 부시럭거리며 먹는 사람,
두 번 봤다며 옆사람과 줄거리 미리 얘기하는 사람,
심지어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는 사람,
신경이 바늘처럼 뾰족해져, 나는 그런 사람들과 시비를 걸어
경찰서에 가고 싶어진다.
뿌시럭 뿌시럭~~~
와드득 와드득~~~
소곤 소곤~~~
우와! 환장하겠는겨~~~
가슴 시린 감동을...
가슴 가득 고여 드는 눈물을...
내 눈을 그윽히 바라보며 잘 생긴 리차드 기어가 찐한 키스를
하려는데...
뿌시럭 뿌시럭~~~
"우이씨! 도대체 누구야?" <--- 항상 속으로만,
님들!
영화 볼때
새우깡 씹어서 기어이 나랑 경찰서에 갈끼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