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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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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만일에 내가 "고기쟁이"가 아니었다면.......-


BY 박 라일락 2000-11-14

등대로 연결되는 긴 방파제 뚝 위로 태양이 방금 세수를 했는지 살짝 얼굴을 내밀고 환하게 웃음 지우네........
밤사이에 무엇에 수줍었는지 붉다 못해 새 하얀 빛으로 단장을 하고, 한 올의 잿빛 구름이 쟁반이 되어 너의 어여쁜 얼굴을 받쳤구나.

새벽 포구로 입항하는 저 어선은 아마도 매가리(쟁갱이 새끼)가 만선인가 보다. 저 많은 갈매기 때를 동행했잖아?
한 점의 먹이도 없어 먹지 못하건만, 어리석은 저 갈매기 때는 만선의 깃발에 덩달아 춤추고......

실 날 같은 구름 한 점이 어느새 태양을 두 개로 만들어 버렸네.
어쩌나! 하늘에 태양이 두 개라서............
그러나 어느새 바람에 구름이 쫓기고, 태양은 우리에게 하나로 남았구나.

-살아 남기 위한 생존경쟁에서의 아귀다툼을 잠시 쉬어라...-

-태양은 수평선 위에서 붉게 떠오르고,
구름은 바람 따라 흐르고,
춤추는 파도는 친구하자고 갈매기 떼 부르고........-

아~~~~~~나는 지금 이 순간에 내 직업에 환멸을 느낀다.
왜? 사진작가나 글쟁이가 못 되었담?
만일에 내가 사진작가였다면 '포구의 새벽'이란 멋진 한 점의 작품을!
아니 글쟁이였다면 아름다운 한편의 시가 탄생했으리라..........

"뿌~~~~~~ 뿌뿌"
입찰을 알리는 나팔 소리.
"3번 아줌마! 뭘 생각해? 여기 입찰하잖아? 정신 시집 보냈어?"
현실을 돌아보니 나는 사진작가도 아니고, 글쟁이는 더더욱 아니구먼.
나는 생선 비린내가 풀풀 나는 고기 쟁이다.
하루를 벌어서 하루를 먹고사는 생선 장수!!!!!!!!!

잠시 순간에 나의 주제를 읽어버리고 황홀한 착각 속에서 '유토피아'를 꿈꾸었구나!

방금 입항하는 어선 쪽으로 뛰어가면서 아무도 듣지 않지만 나는 소리 친다.
'생각은 자유야~~~~~십 원 한푼 밑천도 안 들잖아'

서쪽 나비산 중턱엔 지우개로 지웠는지 보름달도 아니고 반달도 아닌 밤새가 소나무 가지에 걸려서 아직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구나.
부모님 걱정하시겠다, 태양이 더 오르기 전에 밤새야 걸음을 재촉하여라.........

오늘도 찬란한 꿈은 사라지고, 나의 삶이 현실로 돌아가게 하는구나.

-우리 강구항의 해뜨는 아침을 한번 오셔서 보시면
모두가 시인이 되고 사진작가가 될 것입니다.
또 포구 강구 항 '삶의 현장'은 힘 찬 새벽을 열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