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구어진 낙엽이 추워할까봐 흰눈을 내려 포근히 덮어 주고 싶었다는 어제 저녁 밤미사에서 본당 신부님 말씀을 들었지요. 아주 예전에 신부님께서 끄적였던 시 노트에 있었던 글 귀였나 보더라구요. 언제인가 세상에서 나에게 형수~하고 불러주는 넘 고마운 상완이 아빠 이야기를 했었는데 언니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절보고 "아가씨"하고 불러 주던 단하나의 올케였습니다. 정말 울 친정 오빠의 부인 그러니까 촌수로 따져 오리지널 올케는 따로 있었지만 "아가씨"라고 정다운 불림을 주던 분은 바로 단한분 언니였지요. 언니~ 언니와 제가 처음 만났을때 저는 초등학교 1학년 코흘리개 였어요. 생각나세요? 어쩜 언니는 고렇게 작은 아이를 보고 단번에 "아가씨"하고 반가웁게 인사를 해주셨을까? 언니는 나와는 먼친척 되었고 오라버니는 언니와 결혼하여 뒤늦게 군입대를 하여서 언니는 우리 친정 근처에 작은 셋방을 얻어 이사를 오게되었지요. 언니의 그 아가씨 불리움이 좋아서였을까, 난 매일 학교 끝나면 언니에게 찾아가 재재 거리곤 했었지요. 그렇게 하루 하루 날들이 가고 어느날인가 언니가 일평생 두고 두고 저에게 고맙다 하신 그 사건(?)이 일어났지요. 그날 전 학교에 다녀와 언니를 보러 또 달려갔지요. 방문을 연순간 방안은 어둠으로 꽈악 채워지고 언니는 이불을 쓰고 너무나 작은 모습으로 아파하면서 열은 펄펄나고,여덟살의 이 아가씨는 너무나 놀라 언니의 이마에 고사리 손을 얹으며 언니 ~왜그래 많이 아픈거야? 응! 아가씨 너무 몸이 아프네~ 어머 언니야 잠깐있어요. 통통통 거리며 집으로 간 나는 스텐 주전자에 보리물을 팔팔 끓여 언니에게 가져갔지요. 보리물이 해열제 역활을 한다는것도 전혀 몰랐을 터인데 어찌 그런 생각을 한것인지... 그로 부터 언니는 일평생 저를 언니의 가슴속에 간직하며 사셨지요. "아가씨"난 정말 못있을거야. 그 어린나이에 그런 마음을 나에게 주었다는것 말야~ 몇년전 여름 언니가 전화가 왔지요. "아가씨" 어머 언니~ 단번에 난 그 불리움이 바로 그언니라는 것을 알았지요? 이제 언니는 그옛날의 새댁이 아니었고 저도 여덟살의 꼬마가 아니였지만 "아가씨"하고들려오는 그 음성엔 우리 둘 모두 그 보리차 작은 한주전자의 넘치던 사랑의 시절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언니는 또 그날 이야기를 하며 고맙다 하셨고 전 그저 지나간 작은 지나침의 배려도 소홀히 생각지 않고 일평생 간직하고 있는 언니가 정말 경이스럽기 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오랫만에 들은 언니의 음성은 너무나 힘없어 보이고 몇십년전 그 작은 셋방에서 아파 누워있던 그 때 음성 처럼 들려왔습니다. 언니는 압구정동에서 김밥공장을 하여 대단한 성공을 하였던 터라, 언니는 그 김밥을 저에게 이 아가씨에게 주고 싶었던거랍니다. 인연이 무엇인지~ 언니의 조카사위가 우리 남편직장 후배로 있었던 겁니다. 언니는 정성스레 그 김밥을 조카사위 인편으로 남편의 회사로 보내셨고 전 언니의 그 깊은 사랑의 김밥을 맛보았답니다. 언니야~ 낙엽이 지면 우리 성당의 신부님 처럼 흰눈으로 언니의 무덤가 살포시 덮어 주고싶어. 그렇게도 착하고 곱던 천사표 언니가 세상에 없음을 이가을 이 겨울의 문턱에 서서 아쉬움으로 그리움을 날려 봅니다. 언니는 저에게 그 정으로 가득한 김밥을 전해주고는 다시한번 그날의 보리차 한주전자를 또 그렇게 고마워 하며 무척이나 더운 여름 그렇게 가버렸으니... 언니~ 아직은 나말야, 마흔이 넘은 중년의 아지메 되었어도 "아가씨"그소리 한번 더 듣고 싶었는데, 언니 정말 왜그리 빨리 간거야? 언니~ "아가씨"는 잘있어요. 언니와 저 언제인가 찐한 해후를 하겠지요? 그럼 그때도 그날의 보리차 이야기를 또 하실건가요? 언니야~ 보고싶다~ 언니야~ 지금 이곳은 보리차가 아주 구수하게 느껴지는 계절이예요. 낙엽위로 하이얀 눈을 덮어서 낙엽이 추울것을 염려하는 신부님 말씀처럼 나도 언니에게 따스함으로 눈이라도 되어 덮어주고 싶은데 언니는 내맘 알기나 하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