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니가 말이다... 또 정신을 놓아버렸구나 "
" 좋아졌다고 했잔아요? "
" 글쎄, 그랬지. 근데... 다시 원 상태로 돌아가 버렸어 "
큰 오빠의 목소리는 풀이 죽어있다.
나오는 한숨을 삭이지 않은채 푸~욱 내뿜는 한숨소리가
내 가슴을 미어지게한다.
좋아졌다고 했다.
의식이 돌아왔고 사람도 알아본다며 오빠는 매우 들떠 했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일어날수 있을거라며
그렇게 희망을 갖엊었는데...
언니의 의식은 어디메서 헤메이는지.
무에 그리도 저승문턱이 좋다고
그 문앞에서 허덕이는지 알수가 없다.
조금씩 움직이던 사지의 놀림도.
반가운이를 보면 웃고 울고 하던 그 모습도.
이제...다시 없어졌다고 한다.
죽은듯 누워있는 자기의 아내앞에서 오빠는 무슨생각을 할까?
언니는 무얼 준비하는걸까?
혹시라도... 이승을 떠나려 그렇게 준비하는걸까?
세상사 모두가 보기싫다고
그렇게 눈을 감고는 외면하는걸까?
어떻해~ 어떻해만 연발할뿐.
아무 얘기도 해 줄수가 없다.
뇌에 물이 하나가득 찾다고 한다.
그 물을 뽑기위해 언니는 또한번의 뇌 수술을 해야한다 하는데
아무리 의식이 없는 상태라고는 해도.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얼마나 무서울까?
저러다...
만에 하나 그냥 저렇게 또 한번의 수술을 하다가
아예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건 아닐까?
그냥, 저승의 문턱에서 이승이 너무멀어 돌아오지 못하는것은 아닐런지.
착잡한 심정 가눌수없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데.
언니는 왜 자꾸만 서둘르는걸까?
이제 겨우 오십 중반의 그 나이에 말이다.
" 술이 없이는 잠이 들수가 없구나 "
오빠의 목소리는 잠겨있었고.
환갑의 그 나이에 아내없는 지금의 빈 자리가
얼마나 적적하고 힘이들까?
효자 열보다는 악처 하나가 낫다고들 하는데.
아들 딸 며느리 사위들이 아무리 신경을 쓴다고는 하여도
어찌 아내만 할까?
" 깨어있으세요 "
" 그래...그래야겠지 "
" 혹여라도... 혹여라도 말예요. 언니가 정말로 먼길 떠나게 되면...
오빠는 취한모습으로 보낼꺼예요? 그럴수는 없잔아요 그러니 언제라도 깨어있으세요 "
" 그래 알아. 근데... 힘이 드는구나 "
" 알아요. 이해는 해요.
마음적으로야 당연히 이해는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본인 당사자가 아니고야 어찌 그심정을 헤아릴수가 있겠는가?
" 준비는 해 둬야겠지? "
" 아마도요 "
병원에서 별 희망있는 소리가 없으니 오빠는 마음의 준비를 시작하나보다.
그래. 준비는 해 둬야겠지.
나 역시도 그리 생각은 해도
가슴 한켠이 무너져 내리는거 같다.
언제까지고 저렇게 의식없는 상태가 될지...
수중에 단돈 백만원도 없는 오빠의 실정.
눈 더미처럼 불어나는 병원비는 무슨수로 감당할까?
빚더미에 앉아도. 길가에 내 몰리어도.
멀쩡하게 일어나만 준다면.
하지만 장담은 할수가 없다고 한다.
무어라 말해줄수 없다하니... 그냥 저렇게 지켜만 볼뿐.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는거 같다.
하루가, 이틀이... 그리고 삼일이
오빠와 조카들에게는 피를 말리는 시간이되고.
자주 가 볼수없는 작은오빠와 나는 그저 죄인 일수 밖에.
조금 보이던 희망이 좌절이 되니 처음보다 더 애통하고 막막하다.
의식이 돌아오던.
아니면... 언니의 전부였던 하느님품에 안기던.
남편인 오빠는 제발...깨어 있었으면.
지금은 초 비상사태인데.
어쩌자고 언니와 같이 정신을 놓으려 하는지.
그저 모두가 안타까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