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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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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과 고목나무


BY shinjak 2002-06-26

공원에는 솜씨가 빼어난 석공이 만든 키가 늘씬하고 우아한 탑이
서 있었다.
탑에서 좀 떨어진 곳에는 해묵은 고목 한 그루가 있었는데,
잎새도 꽃도 모두 시원찮아 보였다.

탑은 봄이 올 때마다 꼬박꼬박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고목을
보고 비웃었다.
" 자네가 피운 ??을 누가 봐 준다고 사서 고생을 하는가?
이제 그만 쉬게. "

그러나 탑이 뭐라고 하든 고목은 빙긋 웃기만 했다.
탑은 그런 고목이 더욱 못마땅해 한마디 했다.
" 이봐, 똑똑히 알아 두라고! 공원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나를 보러
오는 거야. "

하루는 여학생들이 공원에 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탑은 자신을
그리는 학생들의 스케치북을 쳐다보면서 어깨를 으스댔다. 그런데
학생들은 탑 뒤로 고목도 그려 넣는 것이었다.

탑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
" 아니, 저 못생긴 고목은 왜 그리는 거지. "

그때 고목이 말했다.
" 이보게, 자네도 멋지지만, 내가 잎과 꽃을 피우면 자넨 더 훌륭해
보인다네. 내가 항상 자네의 아름다운 배경이 되어 주지 않는가! "

가슴에 무엇인가 찡한 느낌이 전해지는 동화같은 이야기지요.
말없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참 곱다고 생각됩니다.
세상은 이런 사람이 있기때문에 잘난 사람이 더 돋보이는 것
같지만, 사실은 볼품없는 사람이 이세상을 이끌어 간다고
생각됩니다. 아름다운 것의 배경이 되는 삶도 멋진 삶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