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이 방엘 들어온거 같은데...
잘들 계시겠죠?
햇살이 넘 좋군요.
저 산위를 보니 벌써 아카시아가 만발하게 피어서 날더러 오라고
웃소 섰는데,
그리고 아파트 앞 화단에는 빠알간 장미와 하얀 질레꽃도 벌써 피었네!
그리고 그리고,....
저 초록의 잎들은 날 마구 유혹하고 가슴 설레게 하는데 난 이 작은 가게안에서 저런 것들을 바라보기만 할뿐 느낄수가 없답니다.
낼 모레면 내 나이 40인데 아직도 가슴이 설레고 두근거림은 왜 일까요?
철이 덜 들어서인지 아님 마지막 남은 순수가 가시지 않아서인지.
많이 바빴습니다.
초파일 앞날에 시아버님 기일에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몇군데 절엘 다녀왔습니다.
우리 남편 왈,
"이제 절에도 가지마라. 이 보다 더 안 좋기야 하겠나?"
"그래도 우리 식구들 아프지 않고 건강하잖아. 그러면 됐지 뭐."
그렇게 대꾸는 했지만 내 생각도 남편과 아주 다르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속으로 또 그렇게 빌었습니다.
우리가족 건강하게 살게 해 달라구요.
그리고 또 빌었습니다.
조금만 힘이 나게 해 달라구요.
그냥 내 마음이겠죠.
그래서 위로가 된다면....
그리고 어제도 또 시 할아버님 기일이었습니다.
거금 20만원이 휘청하게 날아갔습니다.
아침부터 시댁에 가서 부침개하고 튀김하고 나물하고....
부지런 떨며 열심히 허리가 휠 정도로 일하고 왔습니다.
디스크가 있는 허리라 조금만 무리하면 그날 밤은 잠을 설칠 만큼
많이 아프고 힘이듭니다.
그치만 그런건 암것도 아닙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내 맘은 편하거든요.
그런데...
많이 속상한건요,
우리 시어머님께서요 며느리들 많이 차별 하시거든요.
네째며느리만 유난히 편애를 하셔서.....
내가 위니까 그냥 모른척하자고 생각은 하지만 어쩐지 자꾸만 생각이 납니다.
어떻게 하냐구요?
제사를 모시고나면 남는 음식요,
똑 같이 나눠주시는척 하면서 꼭 네째는 팔을 살짝 잡아당기거든요.
그리곤 갖가지 과일이며 과자며 따로 주신답니다.
우리도 아이가 있구요,
........
그냥 보는데서 나눠주시거나 하면 이런 맘 들지 않을텐데 말이죠.
그 음식이 꼭 먹고싶다거나
꼭 내가 가지고 싶어서 그런건 아닌데...
아마 저의 자격지심인거 같아요.
사실은요,
전 시어머님 용돈을 조금밖에 못드리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늘 죄송한 마음도 있어요.
우리 동서는 선생님인데다 시동생 역시도 체육관을 운영하기 때문에
시어머님께서 뭔가를 원하시기만 하면 잘 들어드리는 편이거든요.
난 그렇지 못해서 그런가 봐요.
그런데도 시어머님의 그런 것에 조금은 속상한 맘이 드는건 아마도 내가 속이 좁은 탓일까요?
이제 진짜로 털어버려야겠어요.
열 손가락 중에서도 유난히 아픈 손가락이 있다고 하네요.
긴 한숨을 쉬었어요.
조금 속이 후련해 지는 느낌이구요.
이런 방이 있어서 넘 좋아요.
남은 하루 즐겁게들 보내시구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