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인 J를 만났더랬습니다.
긴 생머리에 아직도 팽팽한 그녀는 도저히 나와 동갑이라곤 믿겨지지 않았지요.
"넌 나이를 똥구멍으로 먹냐?" 내 뒤틀린 질문에도 그녀는 웃으며 대답합니다.
"나이 어린 애인하나 생겨봐. 그럼 너도 이렇게 된단다"
직장생활하는 그녀가 같은 회사의 어느 남자애에게 연애감정을 느끼나 봅니다. 사랑을 하면 이뻐진다는 말... 그거 절대 허튼 소리가 아닙디다.
집에 돌아와 화장을 지우며 거울 속에 나를 봤습니다.
오늘따라 왜 이리 늙어(?)뵈고 못생겨 보이는 걸까요?
후~ 절로 한숨입니다.
내 한숨소리에 아들녀석이 돌아봅니다.
"어머니, 왜 그러세요?"
"엄마가 왜 이렇게 못생기고 늙어 보이냐....?"
말끄러미 못난(?) 에미를 쳐다보다 아들녀석 하는 말,
"이쁘신데 뭘 그러세요?"
갑자기 입이 찢어져 귀에 걸립니다. ^-----^;;
그래!!!
나도 나를 이쁘게 봐주는 토끼같은 애인이 있다!
애인있는 친구가 무쟈게 부러웠던 날, 애인하나 만들었음 좋겠다는 허튼생각을, 아들내미 보면서 다독여봅니다.
환희
말꼬리 : 단순히 젊어지고(?) 이뻐지기 위해서 애인이 필요하다 생각한 건 아니었습니다.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 속에 여자로 비추이고 싶다는 욕심... 난 아직 여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