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애들 학교에 보내고 나면
한남자가 거실에 커다랗게 앉아 신문을 뒤적거립니다
허구헌날 그날이 그날이죠
그 남자는 백수입니다
그날이 그날일것 같은 오늘도 전 주방에서 설겆이를하고있는데
남자가 부시럭부시럭 눈부시게 하얀종이로
뭔가를 만들고있었습니다
가만보니 그 종이는 A4 용지였고
만드는건 종이비행기였습니다
그것도 하나도 아닌 둘도 아닌 많이도 만들었습니다
"저 인간 꼭 자폐아같다"는생각을 하면서 참견하기 싫어
그냥 두었습니다
얼마후 다정스레 날 부르는것입니다
"여보 이리와봐 내 재미난거 보여줄께"
여보라는소리에 그만 감격해서 달려갔지요
하얀종이비행기를 보니 어이없게도 웃음이 나왔습니다
종이비행기를 날리자는 남자의말이 황당했지만
그남자의비위를 맞춰주었습니다
우린 15층에 살고 바람도 적당히 분 오늘
종이비행기 날리기에는 딱이었습니다
난 아무생각없이 시키는데로 날려봤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엔진을 단 비행기처럼 나르기 시작햇습니다
그리곤 정말구름속으로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앗습니다
떳다 떳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높이 높이 날아라 우리비행기였습니다
그렇게 까지 잘 나를줄은 남자도 몰랏어요
우린 박수를 치며 좋아햇습니다
난 마음속으로 아쉬워햇지요
저 비행기에 나의꿈을 실어보낼걸~하구요
매일 같이 덤덤한나날을 보내다가
오늘 참 색다른경험을 햇습니다
백수지만 하는짓이 이쁜남편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