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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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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놈 씨리즈 1


BY ggoltong 2002-06-13

학교에서 단발령이 내려졌다.
절대 턱선 아래로는 머리 한오라기
근접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당시 우리 학교 학생들은 죄다 '간난이'머리를 하고는
17세 청춘을 시원하게 보냈었던것 같다.

초가을로 접어드는 선들선들한 저녁.
사촌 여동생과 팔짱끼고는 오솔길은 아니지만
한또랑하는 개천을 따라 4분의4박자 걸음을 걸었었다.

우리 뒤로 휘익하니 자전거 따라붙는 소리가 들린다.
살짝 쳐다보니 내 또래나 되어보이는
남학생이였다.
별생각없이 한쪽으로 비켜주고는 가던길 가려는데
이 자전거가 스윽 여동생쪽으로 붙더니 가슴을
어느순간 쌩똥 만지고 유유히 가버렸다.

평소 다혈질이라면 당연 손꼽힐 여동생은
이 놈 저 놈 욕할사이도 없이 옆에 있던 발바닥만한
돌을 들더니 냅따 쫓아가 그녀석의 등짝을 과녘맞추듯
하며 정확히 퍽~맞춰댔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나와 그 여동생은 그 날 그 질긴놈한테 어찌나 쫓겼던지
걸음아 나 살려라 개천이고 또랑이고 발바닥 안보이게
뛰어다녔다.
그 놈과 우리의 관계는 권투선수를 키워내는 무슨
매니저마냥 우리는 뛰어대고 그 놈은 쫓아붙고...
나와 그 여동생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
그때 우리가 조금만 큰돌을 골라 던졌다면
쫓아붙을일 없이 병원으로 보냈을테고
공기돌 같이 쬐그만 돌을 던졌더라면
핸들 확 꺽어 금새 우릴 잡아 팼을거라고..

우린 그 날의 그 고약스런 추행후
자전거타고 오는 남학생을 경계한다.
언제 어떻게 돌 집을 일이 생길지 모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