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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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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남편의 출근


BY 심심해 2000-11-09

아침 6시30분. 알람이 울리면 잽싸게 일어나 바닥에서 자고있는 아이를 안아 침대에 올리고 이불을 잘 덮어준다. 침대가 비좁아 아이가 잠들면 이불을 펴고 바닥에 재우는데 그것이 남편에겐 항상 맘에 거슬리는 일이다. (그럼 남편이 바닥에서 자면 된다고 하시겠지만 바닥의 폭이 남편이 자기엔 좁다)

5분만 더를 외치며 그냥 침대에 누워 버티는것은 있을수 없다. 왜? 외쳐도 들을사람도 없으며 알아서 혼자 출근해야 하므로... 완전 총알처럼 알람소리와 함께 벌떡.

아내와 아이의 잠을 방해하지 않기위해 안방문을 조용히 꽉 닫고 나가 출근준비를 한다.

출근준비를 마친후 아내가 싸준 도시락 반찬을 냉장고에서 꺼내어 밥통에서 밥은 직접 퍼담아 싸갖고 간다. 언제한 밥이든 냄새가 나든 색깔이 변했던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걱정하는 아내에게 한소리한다. 난 어떤 밥이든 맛있다.

잊어버릴까 어젯밤 미숫가루 두어숫가락 담아놓은 컵에 우유를 부어 한컵 마신다. 매일 굶고 다니더니 맘이 바뀌었나부다.
아침에는 마시는걸 잊어버린다며 밤에 미리 컵에 담아두었다.

아내가 늦잠자서 아이 학원을 지각시키지 않게 하기위해 시계알람을 9시에 맞춘다. 그래도 아내는 아이를 거의 매일 학원에 지각시킨다. 왜? 알람끄고 또 자니까.

그리고 7시. 마지막으로 집을 나서면서 밖에서 현관문을 조용히 잠그고 나간다. 하루건너 배달되어 오는 우유가 있으면 꺼내어 거실에 들여놓고 문을 잠근다. 그리고 잘 잠겼는지 확인을 한다.

8시30분까지 출근이고 한시간거리지만 항상 30분 일찍 나간다.
8시가 출근이라고 머리에 인식하고 산다. 그래야 결코 지각하는일이 없다고.

이렇게 적고나니 울남편 정말 불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