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서울을 다녀왔다.
아! 가을!
가을이지 않는가! 말이다, 이 아까운 가을...
넘쳐나는 가을을 정녕 친구도 없이 바라 보기가 싫었다.
20년이 넘게 나랑 벗해 준 친구들...
그리고 나를 키워준 친정 부모,친정 식구들...
애터지게 그리운 그들을 오랜만에 그렇게 만났다.
신바람이 났고,그리고 몰래 눈물을 훔쳐내기도 했다.
시금치 먹은 뽀빠이처럼 불끈불끈 힘이 솟기도 했다.
여기 저기를 마구 쏘다녔다.
아컴과 접속을 하지 않아도 시간은 잘도 흘러가 주었다.
<내일을 믿다가 20년>
어느 시인처럼 나도 다시 만날 <내일>을 믿고,
정든 그들과 다시 이별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나는 돌아 와 거울 앞에 선 누이처럼 컴앞에 다시
앉았다.
아쩜컴에 다시 접속을 시도했다.
한 연희님의 입양아들과 사는 특별한 이야기!
인터뷰 기사가 실려 있건만 아이가 없어 강아지랑 함께 사는
나는 도둑이 제 발 저린다구 눈 질끈 감고 사이버 작가방으로
휘리릭! 몸을 날려 숨어버린다.
후유~~~살았다...
안도의 숨을 몰아 쉬며 많은 글들 중 하나를
천천히 클릭!한다.
내 아이가 어떻구...
잽싸게 다른 글 클릭!
또 자식 사랑이 어떻구...
대한민국의 힘있고 자랑스런 아줌마들의 펄펄 나는 기운들이
나를 씨름판에다 내다 꼰지는것 같다.
잔뜩 주눅든 나는 숨이 막혀 다른 글들을 하나씩 빠르게
열어 간다.
마치 창문을 열어 심호흡을 하듯 말이다.
클릭! 클릭!...
아니! 근데 이건 또 뭔 글이다냐?
<개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칵테일님의 글이 보였다.
으랏차차! 오매,반가운거...
순간 기운이 펄펄 날아 잽싸게 클릭을 했다.
아이가 없어 강아지를 키우는 나는 강아지 얘기라면 입에
침을 튀길 정도니까...
근데 이게 뭐라는 소리여?
읽어 내려 갈수록 눈물이 앞을 가리고 온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려 온다.
강아지 이야기는 꺼내지도 말라?
나에겐 그런 소리로 들렸다.
온 몸의 힘이 쫘악! 빠져 나갔다.
그래,할 얘기가 강아지 얘기밖에 없는 나는 나가 주마...
서럽게 꺼이꺼이 울면서 아컴을 빠져 나오려는데,
한 연희님의 인터뷰 기사가 또 앞을 가로 막는다.
오메! 돌겠는거...
내가 하도 서럽게 우니까 몸을 날려 달려오다 속도를 못 이기고
꽈당! 한 바퀴 몸을 굴리는 우리 방자놈!
그래도 다시 뛰어 와 울지 말라며 박박 긁어대는 우리 방자놈!
"강아지보다 버려진 우리 아이들이 더 불쌍하지 않으세요?"
한 연희님 이하 모든 대한 민국의 아줌마들이 나를 무지무지
손가락질 하는거 같아 몸둘바를 모르지만서도,
당장은 나랑 볼을 부비며 같이 울어주는 우리 방자놈이 나는
너무나도 측은해 부둥켜 안고 같이 울어볼 밖에...
누구들처럼 애 없는 난 어떡 하라구...
꺼이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