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나를 포함해서 일곱명의 친구가있다.
몇살쯤 부터 어울려 다녔는지 정확하게 기억도 없는...
70년대를... 80년대를...90년대를...그리고00년대를...
살면서 모양새도 변했고, 삶의방향도 다르지만
한가지 변하지 않은것은 우리가 쓰는 말투이다.
단발머리때부터 써오던 말투만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이다.
어느해 봄방학엔 아이들을 남편들에게 맡기고
과감하게 여행을 떠났다.
결혼전 다녔던 여행과는 다른느낌으로...
설악산을 향하는 우리는 수학여행을 가는 단발머리
여학생들이였다...밤을새며 낄낄거리며 놀았던 그때...
어느해 여름엔 우리끼리 바캉스를 떠났고...
어느해 가을엔...황금들을 만나러가고...
그런데...
그중한친구가 병원에 입원을 했다는 연락이왔다.
검사결과 악성종양일수도 있다고...
기운이 빠졌다.
슬플때,기쁠때 철없이 함께 웃고,울던 친구가...
우린 번갈아 가며 열심히 위로를 해주러 다녔다.
사방에서 봄소식을 알리는 꽃들이 피기 시작을 했다.
친구는 수술 날짜를 잡고, 퇴원을했다.
약물치료 반응을 보면서 기다려 보자고...
정확한 것은 개복을 해서 조직검사를 해보아야 한다고...
친구는 많이 쓸쓸해 하는것 같았다...
여자의 기능을 상실해야하는 서글픔 때문에...
몇일이나 지났을까...
또다른 친구가 입원을 했다는 연락이 왔다.
우린 모두 기운이 빠졌다...
또다른 친구는 가슴에 멍울이 잡힌다고...
퇴근을 하고 여의도로 향하는 길엔...
왕벗꽃,복사꽃,살구꽃,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흩날리고...난 친구를 찾아갔다.
다음날이 수술이라고...웃었지만 우는것 처럼 보였다.
난 친구를 꼭안아주며 아무소리도 못했다...
돌아오는 길에...
어두운 여의도 길에서 한참을 서성거렸다.
가로등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꽃잎들이 서글퍼 보였다.
천상을 날으는 어린 날개를 가진 아기천사들 처럼...
버스를 타고...
다음은 내차례 일수도 있겠구나...
가슴이 먹먹해지고...목이메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