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오랫만에 차를 갖고 나왔다.
남편의 사무실을 집 가까이로 옮기면서
작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는 일을
대신해주어 난 20여분 걸어서 출근을 한다.
어젠 새벽까지 축구를 보느라 잠 못 잔
그의 늦잠을 위해 차를 갖고 작은 아이를 데려다 주었다.
퇴근길 작은 아이가 서있다.
키도 작고 피부도 까무잡잡한 아이인데
일기장은 날마다 애기 보는 일로 채워져 있는 아이.
언젠가 버스를 타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생각 나
"오늘은 내가 태워다 줄게." 했다.
차 안에서 그 아인 5살과 이제 갓 돌을 넘긴
동생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늦는 아침에는 우는 아기를 돌보느라
그랬다는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아인 부모가 모두 있는 아인데
식물원을 하는 집의 아이이다.
아빠는 사설 응급차를 운전하고
엄마는 식물원을 운영하고.
식물원의 끝에 방을 만들어
그 곳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차에서 내리며
"선생님도 잠깐 내리셔요."
"왜?"
"선생님이 좋아하시는 노란꽃 화분 드릴게요."
"아니야, 유림이 이쁜 마음만 받을게.
내일 만나자."
돌아오면서 난 뒤를 돌아보았다.
그 동안 그 아이에게 늦게 왔다고 눈치를 주진 않았을까?
신나게 친구들과 노는 그 아이에게
시끄럽다고 핀잔을 주진 않았는지...
친구도 없는 그 곳에서
학교가 끝나면 두 동생을 돌보아야하는 그 아이의 생활.
내가 그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 아인 초등 3년의 아이로 몸집은 1학년정도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