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야야.쟈를 우짜믄 좋노...
연일 걸려오는 시어머님의 울음 배인 목소리
팔순 노모는 정신이 없으시다
당신의 며느리들 둘이가 암이라니...
그러게요
어떡하나요.어머니...
끊임없이 신경의 날줄은 자리를 찾지 못하고
연신 바닥만 훔친다
생각도 않던 이불도 빨아 널고
세탁해둔 옷가지들을 다시
돌린다.
윙,,윙,,윙
낡은 세탁기의 덜컹거림이
살아 있음을 일깨운다
남편은 당장이라도 가보자고 한다
다음주에 다시 검사해 봐야 정확한데
어머니의 눈물이 못내 가슴에 맺혀서 살수가 없다고.
친정 아버지의 암병동에서
많은 일가의 문안이
그리 위안이 아니었음을 보았기에
내키지가 않다.
형님도 마음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할 것인데
동서가 자신의 수술 자국을 아무 스스럼 없이
보여준 것처럼
그만치의 감정이 정리 되면 가고 싶다.
자신이 없다
웃으면서 잘 드시라고
그냥 편안하게 앉아서 말을 할 천연덕스러움이 없다.
딸아이의 안경을 맞추면서도
이미 치룬 돈을 또 주고
시장 본 바구니도
내버려둔 채 그 가게를 나오고
벌써 부터 이런다
유월이다
아버지의 병명을 들었을때도 이 맘때였었는데
일찍 시작된 그해의 장마비를 보면서
어서,어서,,시간이 가라고
얼마나 빌었던가.
고여 있는 시간의 추를 늘여서라도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 나고 싶었다.
그저
그저
가만이 살다가
어느날 문득
그렇게 나도 가고 싶다.단지 소원이 있다면.
주위 피붙이에게
마음의 멍 지우지 않을 만큼만
여기 있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