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읽는다는 것이
전화보다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로 내뱉는 것은 왜 그리도
장미의 가시와 같은 것인지
참, 실수도 많이 하고
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도 했으니.
생각으로 나열된 단어들을 펼친다면
실수가 적어질 터인데
대화라는 것은 생각의 호수에서
두서없이 쏟아지는 낙수와 같으니
조심스러움이 줄어드니 어쩌겠습니까.
그러면서 꼭 후회는 포도알처럼 주저리주저리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고
살았을지 모를 일입니다.
전화를 끊음과 함께 인연마저
단절되는 것은 아닌지 사뭇 두렵습니다.
말하기는 쉬어도 쏟아진 물처럼
다시 담을 수 없는 노릇이니 말입니다.
그래서일까 며칠 전 실수로 인하여
일이 손에 안 잡히고 있으니
머리 속에서 떠도는 단어들은
자꾸 입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지만
더 이상 실수가 두려워
꾸욱꾸욱 자물쇠를 채우지만
언제 풀릴까 두렵기만 합니다.
더불어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