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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대로(8) - hyangin님!


BY 가을비 2000-06-30

2000년 6월 30일 새벽 3시가 넘어서

hyangin님!
hyangin님에게 편지를 쓰고 나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나오니
내일 나가시는 선생님이 두 분 계시는데
오늘 다른쪽 원장님이 오셨으니
오늘 송별회를 하자고 하셔서
송별회겸 회식을 하고
조금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회식자리에서 며칠이 되지는 안았지만
내가 오늘 힘들었던 여선생과의 얘기도 털어놓았고
어느정도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그여선생이 원래 성격이 좀 그렇고 해서
앞으로는 내가 그여선생 입장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기로 했습니다.
어쩝니까? 늦은 나이에 시작하려는
저가 감수를 해야될 부분인걸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재미로 참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강의준비로
지금은 눈코 뜰 새 없지만
그만큼 저의 실력도 많이 쌓일거구요.


hyangin님!
제가 학원원장님을 참 잘 만난 것 같습니다.
저보다 한 살 아래인,
굉장히 성실하시고 웬지 믿음이 가게생기신 원장님은
별 능력도 없고 학원강사초년병으로서는
나이도 많은 저를
하고자 하는 용기와 신념 하나 뿐이 없는 저를
믿어주시고 두말없이 선뜻 채용해 주셨습니다.
오늘 회식자리에서 농담처럼 제가 말을 했지만
진정 그분들이(원장님부부) 저를 만나서 참 행운이다.
저를 채용한 것이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도록 할 자신이 있습니다.

또 저를 믿는 만큼 저도 최선의 노력으로
해 나갈거구요.
저에게 배우는 아이들이 진정 사랑스럽고 예쁩니다.
하나라도 더 잘 가르쳐주구 싶구요.
주부반은 아직 수업은 없지만
다음달에 맡으면 그분들에게도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오늘 오후까지 기분이 가라앉아 있어
많이 힘들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몇 몇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으려 하였지만
전화통화는 다 하였지만
이상하게 위안이 되지를 않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틈을 내어 들어간 인터넷에서
님의 편지를 보았고
그것이 저에게는 그중 제일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hyangin님이 궁금합니다.
나이는 몇인지, 어디에 사시는지, 여형제는 있는지?
님은 어떤사연을 가지고 사시는지?
진정 힘이 들 때 님은 어떻게 해쳐나가시는지?
참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저의친정은 서울이고 저는 대구에 사는데
방학중에 학원이 휴가 때
친정을 한 번 다녀올려고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허락되시면 한번 뵙고 싶습니다.
님도 만약 저와 생각이 같으시다면
저에게 메일을 주십시오.(sunga00@hanmail.net)

저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시면서도
저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가슴이 터질 듯 답답하여
저의 마음속 생각을 아무런 여과없이 써내려간
저의 글을 보고 저를 이해하고
진심으로 걱정을 해주시는 님에게
맘껏 하소연도 하고 소리내어 펑펑
울고도 싶습니다.

저는 여형제가 없어 더 서럽고 외로운 것일까요?
오빠만 둘이 있는데 오빠들과는 저의 결혼후
거의 남같이 지내서 지금도 그렇습니다.
제가 이렇게 되고나니 새언니들한테도 부끄럽고 해서
지금도 전처럼 왕래가 거의 없습니다.

늙으신 친정부모님에게는 마냥 죄스럽기만하다가
어떨때는 저의 지금의 처한 상황에
친정에서 아무도움도 주지못하는 것이
속상하기도 하답니다.
제마음이 이러니 누구에게도 선뜻 다가가서
마냥 내뱉을수 없는 외로움, 허전함
hyangin님은 이해가 되시는지요?

벌써 시계가 4시를 넘었습니다.
내일 출근을 하려면 이제 그만 자야겠지요?
또 글올리겠습니다.
hyangin님도 사연을 올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