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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업은 결코 재미가 아님을...


BY 라니안 2001-04-24

요즈음 우리 아파트엔 부업바람이 불고있다.

매일매일의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에서 탈피하고, 작지만 푼돈도 벌수있다는말에 선듯 부업전선에 나섰었다.

집안일 끝내고 자투리시간에 재미삼아 조금씩만 해보자는 속셈이었지만 역시 남의 일을 해줘야하는것은 책임이 따르는 일이고 결코 재미가 아니었다.

부업은 집게로된 손톱만한 앙징맞은 머리핀에 큐빅을 박는 거였는데 그 큐빅의 크기가 좁쌀알만한거에서부터 쌀알크기까지 엄청 작다.

집게머리핀 150여개에 1500여개의 큐빅을 박고나면 한셋트 완성인데 손에 익은 사람들은 한시간반이면 뚝딱 완성할수있어 하루에 몇셋트씩 하곤하지만 난 그 한셋트를 무려 서너시간 조물락 거려야 한다.

비록 하찮은 머리핀이지만 남의 물건을 대충 해줄수도 없고 하자없이 완벽하게 하려다보니 더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요즈음은 두셋트로 늘어서 아이들이 학교나 학원에 가고없는 빈시간에 제법 할만해졌다.

내가 이 부업을 하고나서 제일 반가운일은 돈알기를 우습게 아는 우리 딸아이의 태도변화이다.

몇시간째 집중하여 일하는 엄마의 모습과 식탁에 즐비한 완성된 머리핀의 행렬을 바라보며 " 엄마!! 이렇게 해주면 얼마주는데? " 눈을 반짝이며 묻는다.

" 이렇게 서너시간 일하고 3000원 버는거야... " 하면

" 에게! 겨우 3000원줘? 그럼 힘들게 뭐하러해? " 실망하며 또 묻는다.

" 돈벌기가 이렇게 힘든거야. 그러니까 돈도 아껴쓰고 절약해야하는거고.... "

이후로 우리 딸아이는 많이 달라졌다.

자기 용돈도 아껴쓰려 애쓰고 되고말고 옷사달라고 조르지도 않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하는것같아 푼돈보다도 우리딸아이땜에 하길 잘한것같다.

매일 여유있게 놀기만하는 엄마로 보이던것이 그래도 뭔가 힘들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돈의 가치도 간접으로 알려준 계기가되어 딸아이 교육상 효과만점이다.

자투리로 남는 핀들을 모아 새롭게 만들어 딸아이에게 선물도하니 굉장히 고마워한다.

어떤 부업이든 결코 재미가 아니지만 딸아이가 달라지고 푼돈버는 재미도 있으니 열심히 해봐야겠다.

부업은 결코  재미가  아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