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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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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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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할머니 생각주머니 는 빵빵!


BY 네잎크로바 2001-04-23

내가 시집와서 14년 동안 울 할머니는 항상 내편이셨어요

그러니까
울 시어머니의 친정 엄마신데
길건너 마당있는 집에 사시면서
상추랑 쑥갓심어 텃밭에다
벗을 삼고 그렇게 사셨지요
그러시다 길건너 우리집에 들르시면
100원짜리 야쿠르트
뚜껑따서
손주 며느리 손에 쥐어 주시곤
먼저가신 당신 님 과 알콩달콩 엮은 얘기
배꼽잡고 들어드리면 신나라 하셨답니다

할머니 이것좀 도와주세요
일부러 콩나물 다듬을 일거리라도 있어야
계셨던 울 할머니
눈으로 보시는 글이아니라
생각의 언어로 가득찬 울할머니.......
속바지 주머니에 까만 수첩은
울할머니 인맥관리 노트라구요

전화번호 숫자는 잘읽으셨거든요

미장원 하는 조카를 ?을땐
이름대신 번호앞에 머리빗을....
술좋아하는 누구누구는 주전자를....
치과하는 누구누는 치아를.....
별명이 왕눈이는 왕눈을....
속초에서 선장하는 누구누구는 갈매기를...
그밖에도 얼마나 마당발이신지...

한페이지에 그림한장 전화번호 한집....
수첩꺼내 수화기들고
당신그리운얼굴
그림옆 전화번호 꾹꾹눌러
궁금하신 마음 활짝여신
울할머닌
문명의 문화를 누리시던
멋쟁이셨는데



이제는 예쁜 손주며느리 와 작별을 하셨습니다
할아버지 만나시러 떠나셨거든요.
할머니! 꼭 할아버지 만나셔서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