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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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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외출!


BY wynyungsoo 2001-04-23

오랜만의 산행을 하기 위하여 간단한 배낭을 메고 아침 일찍 열차에 몸을 싫었다. 열차는 스르르 미끄러지듯이 떠나고 차창 밖을 내다보니 몇일 전 만해도 앙상한 나뭇가지들만이 꺼칠하게 보였는데, 어느 새 새싹들이 돋어나 싱그러운 색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내다보는 것 만으로도 시력에 싱그러움이 배이는 느낌에 마냥 입이 귀에 걸려 내려올 줄을 몰랐다. 열차 내의 분위기 또한 시끌벅적하지만 안방 같은 안윽한 조화에 친근감마저 느껴??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환자인 남편은 온천탕으로 안내하고 나는 바로 근교에 있는 산행에 올랐다. 푸른 잎으로 갈아입은 나무들에서 뿜어내는 풋풋한 내음을 긴 호홉으로 들여마시며 산을 오르니 가슴 속 깊이까지 정화되는 느낌에 발걸음도 가벼웠다. 숨을 헐떡이면 한참을 오르니 "부처님 탄신일을 기리는 봉축등"들의 행렬이 너무 예뻤다. 행렬을 따라 조금 오르니 작은 암자를 만날 수 있었다. 암자의 주변에는 오색의 꽃들이 만개를 했고, 나는 법당으로 들어가 합장하여 부처님께 예불을 올리며 "공해성사를 하면서 속죄도 하고 집안의 안녕과 소원"을 빌었다. 법당을 나와 좀더 산을 오르니 넓은 바위가 보였다. 바위 위에 걸터앉아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청자 빛 하늘에는 탐스러운 흰 구름이 한가로히 떠다니고, 산 속에서 울려퍼지는 산새들의 지저귐의 조화가 너무 아름답게 가슴에 와 닿았다. 그래! 산은 탐욕도, 가식도, 오만도 없는 무공해 천지가 바로 이곳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바위에서 벌떡 일어나 큰 소리로 "야호 대신 고맙습니다"를 외치고 산을 내려와 남편이 기다리는 온천 장으로 와서 남편의 손을 잡고, 무쇠가마솥으로 지은 보리밥과, 순두부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역전 앞에서 할머님들이 파시는 더덕과, 두룹을 받아 배낭에 담으니, 또 다른 짙은 봄의 향기를 만끽할 수가 있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