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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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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는 동거


BY dansaem 2002-05-18

나는 그가 싫다.
정말 싫다.
그러나 그는 해마다 나를 찾아온다.
그것도 허락도 없이, 소리소문 없이 조용히
안방을 차지하고 있다.
때론 친구를 데리고 오기도 한다.

그는,
아니, 그 놈은
첫째, 지저분하다.
씻는 건 아예 모르고
온갖 지저분한 곳을 다니면서
다 묻혀가지고 온다.

둘째, 내가 식사준비를 하면 부엌으로 따라온다.
그리고는 내가 준비한 음식을
시키지 않아도 일일이 맛을 다 본다.
상에 이쁘게 담아서 차려놓을라 치면
제일 먼저 ?아와서 냉큼 손을 댄다.

세째, 그 놈은 응큼하다.
여름철, 시원하게 차려입은 나를 노린다.
특히나 잠 잘 때,
그 놈은 나의 노출된 부분을 살살 간지럽힌다.

정말 짜증난다.
이럴 때가 젤로 싫다.
내가 지놈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증오하는지
그 놈은 모른다.
눈치가 없는 건지, 뻔뻔스러운 건지...

그래서 난 무기를 준비했다.
더 이상 그 놈과 같은 지붕 아래 살 수는 없다.
난......
난......
그 놈의 목숨을 앗을 거다.
나의 그 잔혹한 무기로.

아아, 또 그놈이다.
그 놈이 저 쪽에서 나를 내려다 본다.
무기!
그래, 지금이야.
지금이 적기야.
근데 이 무기가 어디 있지?
분명히 잘 치웠는데....

아! 저기 있다.
찾았다.
파.리.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