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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끝자락 꼭 잡으렴....


BY 구염이 2002-05-18

추적추적....

내리 나흘간 끈질기게 대지를 적시는 늦은 봄비에

정말 ...

나흘 내내 마음속에도 비가 내렸다.

오랫만에 들은 친구의 씁쓸한 소식때문일까??

감기처럼 찾아오는 우울증이 작고 여린 내 등뒤에서

눈시울을 적시어 온다.

간경화로 투병중인 우리친구.....

잠시 마음저편에 접어둔채 내코가 석자라고

전화 한통조차 무심했는데,

간 이식 수술을 받기위해 무작정 대책없이 기다린다는

친구의 소식을 듣고...

수화기를 들은채

그렇게....

그렇게 넋을 놓고 말았다.

아직은 정말 아닌데....

어린 애들 둘이나 어떻게 이현실을 이해할건지

스물아홉을 넘겨 서른이 되면서부터

지금,

서른아홉의 중간역까지 오도록

늘.....

스물아홉반이라 자위하고 살았는데

친구의 불행을 "때"라고 진정 소리없이 받아들여야 하는걸까?

분명 억울해서....

나도 이렇게 가슴에 내리는 비를 주체할 수 없다

시간이 촉박하다는데

잘생긴,인정많은 너희 신랑 어쩌구..

알토란 같은 예쁜 네 아들과 딸은 또 어쩌구....

자그마한 키에 유독 책 가방이 더 무거워 보였던 친구야.

지금 이 시간이 종착역이 되는거

너무 억울하잖아.

착하게 살아서 곧 좋은 기증자 나타날거야.

. . . . . . . . .

네생각에 애꿎은 커피만 씁쓸이 홀짝거렸다.

우리네 삶 참 질기다고 하는데

가슴은 소화불량 걸린것처럼 더부룩 하다.

낼...사월 초파일인데...

마음속 시끄러움 모두 벗은채

간절이 친구의 기도를 드려야겠다.

건강한 모습으로 세상의 아픔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어달라고...

주룩 주룩 가슴에도 비가내리고

이 신새벽

넓디 넓은 온 대지에도

참 많이 비가 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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