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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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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메기매운탕


BY shinjak 2002-05-16

명퇴한 친구들이 학교로 찾아왔다.

스승의 날 축하해 주러왔다.

교실에 꽃다발을 보고 놀란다.

오늘은 꽃값이 만만치않을텐데...

각자 좋아하는 꽃을 한아름씩 차에 싣고

부르릉 점심을 먹으러 솔궁 영양돌솥밥
들깨를 갈아 만든 토란대 나물이 입에 당긴다.
된장국에 누룽지밥은 일미다.
열댓가지 나오는 반찬이 잔치집 교자상을 방불케한다.

빗속을 질주하여 진관사에 있는

<성시산림>을 들어서니
들꽃이 반긴다. 엘라강스,미니코스모스,산당화
구절초,앵초,찔레,
소슬대문으로 들어가는 순간 자갈밭이 자갈자갈

선음악이 온몸을 감싼다.

촛불이 켜있는 실내에서 향냄새와 명상 선음악소리

작은 창으로 보이는 윤기나는 감나무잎이 빗방울에
젖어 흔들거린다.

쌍화차내음 왔다갔다하는 비구니들이 더욱 운치를 돋군다.

비가 오니 숲속은 금방 어둑어둑 해진다.

한랑들처럼 우리는 먹고 마시고 수다떨고
오는 빗속을 달렸다.

말끔히 잘 닦인 시골길 위로 비는 포근하게 내린다.

섬진강메기매운탕집을 들어서니 숲속 주차장이 비에 젖어

우리를 반긴다.숲냄새에 취한다.

메기매운탕에 군산옥구에서 온 쌀밥
자꾸자꾸 나오는 미나리의 싱싱한 맛
야들야들 수제비와 얼큰한 매운탕의 어울림
뭐가 이리 맛있담.

스승의 날 축하를 먹는 즐거움으로 받고서

아카시아의 산속을 달려왔다.

아카시아는 다시 추억속의 기억으로 사라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