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아침 효도관광 차에 올라탔다.
몇년만에 참가했더니 어찌나 반가워들 하시는지?
"효도 받으러 오셨수?"
"효도 하러 오셨수?"
참 그렇다. 어정쩡한 나이다. 내 나이가!
사하린에서 오신 노인들과 동네 경로당 어르신들
그리고 교회 나오시는 65세 이상된 어른들을 합하니 163명이었다.
8시까지 집합했는데 항상 어르신들은 일찍 오시는게 특징이다.
대형버스 4대와 승합차 한대 다섯대가 각차에 무전기를 가지고 출발했다.
유치원생 데리고 떠나는 정도의 치밀한 수고가 필요하다.
출발할 때 삽시간에 검은신과 흰신이 바뀌었다고 호소하는 할머니가 있었다.
점심시간에 드디오 식당에 모두 한자리에 모일 수 있어서 신을 찾았다.
그런데...바꿔신은 분이 신을 절대로 내 놓질 않는다. 자기 신이라고...
지난해부터 살짝 치맷기가 온 잘 아는분이다.
신 임자가 나중에 조용히 가서 "검은신이 내신이고 당신 것은 이것! 새것인 흰신!이라고 하니 "그럼 바꿔야지" 하며 쉽게 바꿔주어서 원상복구가 되었다.
그런데...
저녁식사 시간에 다시 식사하다말고 검은신을 도로 밥상 밑에 갖다 놓고 자기 신이라고 고집을 했다. 할 수 없이 포기하고 건강하신 분을 양해시켜 간신히 보냈다.
돌아오는 길에 서해대교 휴게소에서 잠시 화장실 다녀오시라고 했다가 아주 혼이났다. 할아버지 한분이 행방불명 다섯대의 차가 모두 출발을 못하고 있었다.
찾느라 고생을 했더니 장애인 화장실에 계신거다. 속이 안좋으셔서 실수를 하셨는데...혼자서 해결하느라 절절 매신 모양이다. 그 안에서 씻고 닦아드리고 수습을 해서 냄새나는 것을 해결해 드리고 출발할려니...아주 힘들었다.
할아버지 한분은 계속 혼자 뒤처지면서 하나에서 열까지 불평만 하셨다.
이름을 물어보니 내가 초등학교 학생이냐고 야단치시고, 해상공원에 당도하니 볼게 뭐있느냐고 하고, 차안에 노래방 기계도 없고 다른데 놀러갈걸 공연히 여기로 왔다고 하고, 영상관에서 15분짜리 입체영화를 보실때도 우리가 어린애냐고 이런걸 보라고 하냐고 하고...저녁에 갈비탕 잡수시고 헤어지실 때에야 활짝 웃으면서 "고맙수!" 하셨다.
해상공원, 대호방조제. 삽교천, 삼봉, 대강 이렇게 다녀왔다.
그 말 많던 한보철강 앞을 지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인생도 가고, 재물도 가고 모두가 가는데...
대호 방조제 늪에선 아직 물새인지 황새인지 한가로히 놀고
아카시아 향기는 여전히 달리는 승합차 유리창을 뚫고 진동한다.
한 20년 해마다 하루에 다녀오는 효도관광 이제는 더 이상 갈곳이 없다.
내년부터는 다른 계획을 세워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