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친정 엄마께 전화를드렸다.
여느 때와는 다른 마음이 되어서 말이다.
말을 하는 동안 눈물이 삼켜졌다.
\"엄마 정말 고마워요
날 낳아주셔서. 키워주어서..정말 고마워 엄마...\"
엄마의 목소리도 금방 젖어계셨다.
\'난 니가 원하는 걸 별로 해 주지 못하면서 키웠제 늘 넌 부족했을기라...
그래도 니가 착해 잘 자라 주었고 니가 착해 함 서방을 만났고 다 니 복이니라...\"
\"아니..그렇지 않아요...엄마.. 희민이 희태를 키우다 보니..엄마가 얼마나 자식을 키우는데
수고를 하셨는지 나..이제야 진심으로 알 것 같아요..\"
내 나이 마흔 둘에 난 정말 철든(?) 딸 되어 엄마에게 그런 전화를 드리게 된거였다.
그동안 나는 내 생일을 늘 스스로 챙기기에 바빴다.
디데이 몇 칠전을 외쳤고, 달력에다 표시하며 선물 명목을 제시하여 억지로라도 식구들의 선물을 알뜰하게 받아내었다.
그런데 올해는 그러지 않았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남편은 더욱 긴장 하는 듯 했지만
진심으로 난 그러고 싶지 않았던 거다.
내 생일은
엄마에게 감사를 표시해야 하는 것으로 전화는 드렸었지만
올해는 부모님께 감사하는 날로 정하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돌아가시기 전 까지 엄마 딸의 생일은 그냥 기억하는 날로
그리고 내 생일 부모님께 딸로써의 이벤트를 계획하는 날로 그렇게 결정했다.
남편의 생일도 올해는 그럴 예정이다.
남편 생일에 시댁에 가서 대접해 드리는 날로 말이다.
그리고 내가 부모님께 왜 감사해야 하는지 그리고 나의 성품이 누구로 부터 왔고
내 아이들의 성품이 누구에게 영향을 받는 것 인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려한다
그동안 난 너무 호사를 누린 듯하다.
잘 꾸며진 곳에서 거금(?)을 들여 꼭 식사와 차를 마셔야 했으니 말이다.
마흔 둘에 난 정말 철든 아내. 철든 딸로 다시금 생일을 맞이하고 있는데
여느 때 보다 조용한 오늘 난 무지 행복해 진다.
축하 메세지의 이 메일을 받으면서 아! 그동안 나를 기억해 주는 이웃을 두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벅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