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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음악(6) --잘못된 물고기의 추억-- ##


BY 안지노 2002-05-10

1,
우리는 초,중학교시절 음악시간에 동요,가곡,국악,서양음악, 클래식등 음악전반에 관해서 배우게된다.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악성 베토벤,천재 모짜르트등 머리에 남겨져 친숙해진 이름들도 이시절에 만난 이름들이다.

또한 외국가곡이라할 수있는 '와이즈만'의 '은파','드볼작'의 '유모레스크','금발의 제니'등도 우리의 학창시절을 떠오르게하는 추억의 곡들로 자리를 하고있다.

그런곡들 중에 '옛날의 금잔디 동산에...'로 시작되는 '메기의 추억'을 빼놓을 수없다.

2,
이노래를 들을때마다 초등학교시절의 추억들이 떠오르며 회상에 젖게되는데,
지금도 미소짓게하는 그당시의 어린생각을 지울 수가없다.

바로 그노래에 나오는 '메기'라는 단어가 주는 착오에서 온 곡해였던 것이다.
즉, 자연시간에 메기는 분명히 민물고기라고 배웠는데,
음악시간엔 메기가 금잔디동산에서 뛰어놀고 사람들이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존재로 나오니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3,
1960년대 그 당시 미국은 우리에게 있어선 동경의 나라였다.
길거리엔 쓸만한 자동차도 갖다버리고 집집마다 테레비 냉장고가 다있는 풍요의 나라였다.
지금은 우리나라도 이런 수준이 됐지만 ,끼니를 걱정했던 그당시는 꿈같은 이야기였다.
웃으게소리로, 미국엔 거지들도 양주만 마시고 양담배만 핀다더라,라든지 미국엔 아이들도 영어를 잘 한다더라,라는 부러움이 섞인 농담이 유행하기도 했었다.

이렇게 미국을 동경하는 분위기에서
그곳은 우리와는 차원이 달라,
우리로서는 매운탕의 가치밖에 부여할 수없는 메기를 그곳사람들은 동산에 연못을 파서 키우며 사랑하고 그리워할 수도 있는거구나,하며 어린소견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려고했던 것이다.

4,
이런 곡해속에 여러해를 보낸뒤,
어느정도 세상물정에 눈을 뜨게된 시기에
그'메기'는 그'메기'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누군가에게 들킨듯 얼마나 얼굴 화끈거려했는지 지금도 그생각을 하면 얼굴이 달아오른다.

그당시 누군가가 우리나라에서 많이 쓰이는 이름'영희'나 '순희'
처럼 미국에선 '메기'가 흔히 쓰이는 사람이름이었다고 한마디만 해줬어도 그토록 오랜세월을 무지몽매에서 헤매는 일은 없었을 것을,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노래를 들을때면 수염이 길게난 물고기 메기가 생각 났었는데, 얼마전부터는 그노래를 들을때마다 메기매운탕이 생각난다.
어린시절 각인된 메기의 첫이미지를 지우기는 어려운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