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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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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행...아! 실수 투성이당.


BY 야다 2002-05-04

몇년만의 외출인가....
아이들 맞겨놓고 혼자 외출은 4년 만이라...

살림하는 주부들이야 누구나 늘 똑같은 생활이겠지만
나는 여느 주부들과는 다른단 생각이 있다.
워낙 돌아다니기 싫어하는 비활동성 성격탓에 바로
코앞 공원조차 다닌다는 건 생각조차 할수 없다.
년연생 아이들을 데리고 가려면 옷 갈아입히다가 
열받아 차라리 안나가는 니만 못하고,...

꾸물거리는 날씨를 뒤로하고 나름대로 찍어바르고
그리고 향수 몇방울까지 찌이익~ 뿌리고는 새로 산
칠부바지에 삐딱구두꺼정...오케바리...출발!

81-1 버스...창가 한자리...
창밖으로 펼쳐진 풍경은 그냥 풍경이 아니였네요.
휙휙 지나쳐가는 하나하나의 계절이건만 어찌 세상에
저리도 눈물날 정도로 푸르름이 있었다니...
지나가는 멋진 남자들도 한번씩 씨이익~ 곁눈질하고...^^

곧 비가 올것 같은 흐린날이였지만...
우산도 준비해 간건 아니지만...
하여간에 그런건 아무 걱정도 되지 않았어요.
내가 꼭 "겨울연가"에 최지우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난 오랜만의 외출에 넋이 나갔으니... 

아고나 이것이 뭔일?...
분위기 잡다가 깜박 조는 바람에 2정거장 지나쳤당?
허겁지겁 되돌아오기...에구구...^^
드뎌 동암에 도착!
어머나 두번째 실수...이것이 뭔일이랴...
병원이랑 전화번호 적어놓은 쪽지를 놓고 왔당?
엄마 잃은 미아가 딱이당?.....^^
공중전화브스에서 한참을 이곳저곳 돌리고 돌리고 성공!

아가가 넘 이쁘더라구요.
어제 저녁부터 살살 진통 시간반만에 힘 한번 딱 주고
세상밖으로 떨어진 내 조카!
저리 조그마한것이 어찌 사람 배안에서 살았단 말인가...
역시 신의 걸작이라 탄성 한번 지르고 그래도 선배 인지라,
이 가슴에 폭 안나 쭈쭈 한번 물리고 트림 꺼~억~ 
한번 시키고 시꺼먼 태변 한번 치우고 아쉬운 마음으로
병원문을 나섰지요.

아~ 또 실수넹.
용산역에서 나가는 곳을 못찾아 얼마나 헤멨던지...
공사중이라 한참을 돌고 돌아 출구를 찾았당....^^

발바닥과 발가락이 아팠어요.
맨날 집안에서의 편안한 생활에 길들려진 이 몸뚱이는
어느것 하나 새것이라곤 받아들일 준비가 아직 안됐던건지
굽놓은 힐은 뒷굼치에 드뎌 피를 보이게 하고 발가락은
까지고 겨우 걸어서 집에 와보니 피가 말랐당구리...

그래도 결혼전엔 한멋한다고 그리고 10년 직장생활에
참으로 우먼파워아닌 우먼이였건만...

발바닥 피가 말라 붙어있는걸 보고 내 자신이 너무나
불쌍하기도 하고 안됐기도 하고...에구구 사는 게 뭐냐...

년연생 키우면서 또는 삶에 찌든 생활에서
내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조차 없었단 말인지...
.
.
.
하지만 하여튼 오늘 피를 보고 길을 헤메고 병원적은
쪽지 잊어먹고...
넘 덩벙댄다하여 핀잔을 자주 받곤 하지만도
천사같은 내 조카 얼굴 아~ 행복이였네라....^^*

"아직 이름없는 내 천사여 건강히 잘 자라 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