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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별미 호박죽


BY moon 2000-11-03

큰 아이 네살때 유치원에서 겨울방학이 시작되기 전 한 해를
마감하며 파티가 있었다. 각자 집에서 자신있는 음식 한가지씩
만들어와서 나누어 먹는 자리였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어머님께서 시골에서 얻어오신 늙은 호박이 있어 호박죽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한 번도 만들어 본적이 없었다. 어머님께서도 안 좋아 하셔서 별로 만들어 보시지 안 하셨다고 하셨다. 자신은 없지만 합작으로 작품을 만들어 갔다.

그날 뷔페에는 우리집 말고도 또 다른분도 호박죽을 만들어 오셨다. 대강의 행사를 마친 후 먹는 시간이 되어 각자 접시에 담아 가까운 사람들끼리 앉아 즐겁게 먹었다. 그런데 한 그릇의 호박죽은 득득소리내며 바닥까지 긁어 대는데 우리 그릇은 깨끗한 국자가 그냥 얹혀 있었다. 너무 낮 뜨거워 재빨리 집에 가지고 와 곰곰히 생각했다. 다 비운것은 노오란것이 먹음직스럽게 보였었다. 우리집 것은 누랬다. 호박에 물을 너무 많이 부었고 누런 설탕을 넣어서 색깔이 예쁘지 않았던 것이다.

그 일이 있은 후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았고, T.V에서 호박죽에 대해 요리법을 소개해주는 것도 주의 깊게 보았다. 나름대로 지식을 종합하여 만들어 보았는데 색깔이 비슷했고 맛도 좋았다.
애들 아빠는 안 좋아하지만 애들 간식으로는 영양만점 인것같다. 호박을 끓이다가 소금 조금 넣고 찹쌀로 만들 새알을 넣고 꿀을 넣은 다음 마지막으로 찹쌀가루를 물에 개어 붓는다. 울타리 콩이나 붉은 팥등을 넣을 수도 있지만 애들이 싫어해서 안 넣는다. 우리 아이들은 찹쌀로 만들 새알을 아주 좋아한다.

이제는 겨울이 시작되기전 누렇고 넓다란 호박을 다듬어 조각조각 썰어 한번 끓일 만큼씩만 포장해 냉동실에 넣어둔다. 그랬다가 손님이 오시거나 먹고 싶을때면 노오란 호박죽을 끓여먹는다. 푸근한 정이 깃든 호박죽은 이제 우리집 별미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