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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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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BY 명철 2002-04-30

굵은 빗방울 소리가 창문을 두드린다.
정신없이 바빴던 하루
비가 오는날 임에도 불구하고 전화와 손님은 끊임없고
먼곳에서 귀한 손님이 오니 식사대접도 해야했고
현장답사도 해야했고 계약도 해야했다
그리고 저녁엔 상가집이 있어 문상도 다녀와야했고...

오늘 문상을 간 댁은
망자가 약 13년을 병원에서 의식없이 지내다
어제 세상을 하직하셨다

그는 건강할때에 그냥 장난삼아 이런말을 했다한다
난 50까지만 살거라고........
그러더니 정말 50살에 쓰러져 의식없이 13년을 살다갔다
그래서 그의 아내는 항상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했다.

서울대 병원에 돈을 가장 많이 내는 사람으로도 신문에 보도가
될만큼 장기 입원환자였다.

그렇게 어려운 와중에도 그의 아내는 자녀들을 참으로 훌륭히
키워내었고 그 보람은 널리 알려져 천안 시민상을 내릴만 했으나
그는 부득부득 그 상을 반려하면서 어미로서 아내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뿐인것을 무엇이 상을 탈일이냐고 사양했다.

아들 둘은 의사와 kbs기자로서로서
딸은 약사로서
일류 대학을 나온 지성과 교양인으로 키워 냈다.
그럼에도 그는 항시 겸손하고 이웃에 아픔을 돌보는 이였고
검소한 이였다.

모두들 칭찬과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나 자신도 그가 너무도 존경스러웠다.
어떻게 그렇게 살수 있음인지.......

그렇게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가고
조용히 홀로 있으니 잠은 어디로 마실을 갔는지
도통 돌아오려 하지 않는다.
잠이 있어야 할 자리엔 오지 않아도 되는
고요와 쓸쓸함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마도 빗방울은 더욱 굵어지는것 같다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니 말이다.
이 새벽에 오지 않는 잠이란 친구를 어디가서 찾을런지.
그 친구와 동침을 해야만 내일이 수월해 질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