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복을 입고 출근을 하였다.
왜 그런 옷을 입었느냐 관심이 많다.
집에서 엄마가 외출을 하려고 치장을 하면
아이들이 먼저 들석거리듯이 선생님들이
등산복을 입고 출근하는 날은 아이들은
공부가 안되는 모양이다.
떠들고 시간내에 할 일이 잘 되지않고
늦장을 부리고 장난을 치고 떠든다.
목이 터진다.
이 번 주는 동식물을 관찰하고 알아보는 일이다.
색종이 접기시간
어머니 고래를 접고 아기 고래를 접는 시간.
유라는 유달리 손재주가 있다.
금방 엄마 고래를 접어 뱃속에 아기 고래를
4 마리나 접어 집에서 키우겠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상상의 세계와 현실세계를 왔다 갔다 한다.
소연이는 색종이가 없다고 울쌍이다.
친구에게 빌려서 접어 보자.
재형이는 가위가 없단다.친구에게 빌려서 자르자.
효영이는 우유를 늦게 마시다 엎질렀다 우두커니 서있다.
걸레로 닦아 보자.
민재는 선생이 가장 바쁠 때 꼭 수업시간에 화장실에 간다고
내 몸을 흔들어 댄다.
병욱이는 토할 것 같다고 하더니 온교실 바닥에 왝 왝 토해자친다.
정혁이는 틈만 나면 뛰기를 좋아하는데 뛰고 다니다가
넘어져 코피가 터졌다.
좁은 교실 한 쪽 구석에서 화분 몇개도 몸살을 앓는다.
아이들이 지나갈 때마다 엎어놓고 몇몇이 내려다 보고 있다.
공부는 뒷전 토한 것 닦아야지
화분 치워야지
코피 터진 아이 보건실에 데려가야지
급한 공문 체크해 줘야지
6 월분 우유값 계산하여 서무실에 납부해야지
준비물 없는 아이 교통정리 해줘야지
색종이 접기 한다고 오려서 교실 바닥은 색종이 꽃밭이 된다.
쓰레기를 주워 쓰레기봉투에 담아요.스무 번은 소리를 친다.
알림장을 쓰지않았다고 당장에 졸라대는 용범이
내가 어떻게 해 날마다 제 시간에 쓰지않고 왜 그래?
아이들은 자기것을 빌려주지 않는다.
아직은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주의의 의식이 강한 시기.
엄마들은 자기 자녀들이 학교에 가면 잘 하리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소동을 매일하는 학교의 사정을
얼마나 알까?
11 시도 되지않아 지친다. 말할 힘조차 없다.
너무 말을 듣지않고 딴짓을 하는 명식이 보고
너 왜 그래 고함을 쳤다.
순간 선홍이가 정색을 하고 말한다.
"선생님 화 내지 마세요. 화내면 말 못해요"
나는 머리 끝까지 나는 화를 내다가 웃었다.
내가 화내는 모양이 보기 싫었나보다.
참자.
화를 내면 나만 손해야 참자.
오늘은 산에 가서 심신을 쉬자.
얘들아,이러면서 사람이 되는 거지.
북한산에 오르니 아직은 남아 있는 산철쭉이
후줄근한 늙은이 모습을 하고 그늘에 숨어있다.
이제는 신록의 계절로 달음질하는 나무들이
윤기있는 잎파리를 흔들며 한가롭게 산을 지킨다.
그 소란을 피우던 교실을 까맣게 잊고 하늘을
올려다 보니 파랗다.
선림사로 가는 숲속 길은 오늘의 북새통을 깡그리 잊게
해주는 청량제다. 산새가 우는 산바람은 시원하다.